『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494. 목표와 길 – 많은 사람들이 한번 선택한 길에 대해서는 집요하지만, 그 목표에 대해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그러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394)
니체가 말한 '길에 대한 집요함'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나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밤샘 공부를 하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수많은 스펙을 쌓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공부'나 '스펙 쌓기'라는 길 자체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하지만 정작 '왜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 '이 직업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와 같은 근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한때 '성공적인 커리어'라는 막연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길', 즉 자격증을 따고, 맡은 업무를 완수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만 집요하게 매달렸다. 새벽까지 야근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으며 일에 몰두했다. 겉으로는 매우 열정적이고 성실한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꼈다. 나의 집요함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지만, 동시에 나를 목적 없는 항해 속으로 밀어 넣었다.
반면, 니체는 '그 목표에 대해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그러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단순히 길을 걷는 데 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길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그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그들에게 길은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집요하게 살고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