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00. 썰물과 밀물의 이용 – 우리는 인식이라는 목적을 위해 우리를 어떤 사건으로 이끌어가고, 잠시 뒤에는 그 사건에서 다시 앞으로 끌고 나가는 내면의 흐름을 이용할 줄 알아야만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395)
삶은 끊임없이 우리를 어떤 사건으로 이끌어가고, 그 사건에서 우리를 다시 앞으로 끌고 나가는 내면의 흐름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흔히 이 흐름에 수동적으로 몸을 맡기거나, 반대로 거스르려 애쓰곤 한다. 하지만 니체는 이 흐름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것을 넘어, 삶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를 의미한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나는 삶이라는 바다 위에서 끊임없이 밀물과 썰물처럼 부침을 겪어왔다. 젊은 날의 대학 입시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고, 치열했던 사회생활과 가정을 꾸리며 아이들을 키워낸 시간들을 마주하며,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들이 물결처럼 밀려오고 또 밀려갔다. 애써 파도를 타며 나아가려 했지만, 때로는 거친 물살에 휩쓸려 허우적거린 날도 적지 않았다.
삶의 파도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예고 없이 깊은 고통과 좌절을 동반하기도 했다. 지금 깨닫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이다. 밀려오는 파도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을 즐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서퍼가 파도를 타고 즐거움을 느끼듯, 우리도 삶의 변화를 즐기며 나아갈 수 있다.
니체의 아포리즘은 우리를 어떤 사건으로 이끌어가기도 하지만, 잠시 뒤에는 그 사건에서 우리를 다시 앞으로 끌고 나가는 내면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 '다시 앞으로 끌고 나가는' 순간이 바로 썰물처럼 모든 것이 잠시 물러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삶이라는 바다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인다. 삶의 썰물과 밀물은 우리에게 멈추지 않는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