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01. 자신에 대한 기쁨 – 사람들은 ‘일에 대한 기쁨’이라고들 말한다 : 그러나 사실은 일을 매개로 한 자신에 대한 기쁨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395)
니체의 말은 우리가 '일에 대한 기쁨'이라고 부르는 감정의 본질을 뒤집는다. 그것은 일이 주는 만족감이나 성과 자체가 아니라, 일을 통해 발휘되는 나의 능력, 나의 성장,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한 기쁨이라는 것이다.
일은 단지 그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일 뿐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 그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뿐만 아니라,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구나' 하는 자기 발견의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기쁨'은 완벽함이나 타인의 인정에 대한 집착을 넘어선다. 우리는 때때로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완벽한 결과만을 위해 일을 하려 한다. 하지만 니체의 통찰은 진정한 기쁨이 그런 외적인 기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의 노력과 성장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휘되는 자신의 능력에 만족할 때 비로소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니체의 아포리즘은 우리에게 삶의 모든 활동이 '자신을 발견하고 긍정하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직업이든, 취미든, 혹은 어떤 관계든, 우리가 그 안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것은 그 활동 자체의 완벽함 때문이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발휘되는 '나 자신'의 모습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성장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존재 자체에 대한 긍정이 바로 진정한 기쁨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