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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Oct 20. 2022

ST#94 텃밭 그 아홉번째

배추

가을이 오고 배추랑 무를 심었다.


처음에는 고라니의 습격 때문에 모종을 심는 것을

3번 정도 한 듯하다.

시간이 지나 고라니에 대한 대처법을 알게 되고

고라니는 더 이상 밭을 방문하지를 않는다.


배추가 한 달쯤 자라고 나니 잎이 제법 크기 시작했다. 배추를 묶어 줘야 한다 하는 말을 듣고 고민을 하다가 고추 가지줄을 잡아 주던 나일론 줄로 배추를 묶어 주었다.


어느 날 문득 배추를 물 주고 오는 길에 아파트 경비실에서 일하시는 어르신을 만났다.

나에게 물으신다. 뭐하고 오는 길이냐 하시는데 작물에 물을 주고 온다 하니 무얼 심었냐 물어보신다. 배추를 심고, 나일론 줄로 묶었다 말씀드리니 그러면 배추가 썩는다 하신다.


그래서 본인이 짚을 가져다주신다 하신다.

그 마음이 고맙다.


어르신과 약속을 잡고 배추에 묶었던 줄을 풀었다.

다음날이 되고 아침에 연락을 주셨다.

짚을 가져다 놓았으니 가져가라 하신다.


짚을 밭에 가져다 들고 가서 다시 배추를 묶어 주었다. 자연에 이치를 배운다. 실로 자연의 연결이라는 게 세상의 이치 멀지 않음을 알게 되는 과정들이다.

그전까지는 몰랐다. 볏짚이 아니면 배추도 다치고 썩는다는 것을 그게 세상에 이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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