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여름과 양산

by 한월

최근에는 조금 일찍인 듯이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지만, 이렇게 일찍 일어나면서도 하는 건 유희적인 일들밖에 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건전하다고 생각할 수야 있겠지마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아침에 바깥에 나가 걷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조금이라도 걷고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 이슬을 머금은 주변의 습도나 공기가 그렇게 몸에 치유가 된단다. 원래부터 아버지께 심심하면 듣는 말이라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습관이란 건 이래서 참 무섭지만, 그만큼 노력하는 것도 묘미가 아닐까. 이런, 내 머리가 이상해진 건지 내가 최근에 퍽 부지런해진 것 같다.

요즘에는 평일에 대학교에 있을 때처럼 바쁘지 않아서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 한 잔과 필사를 하는 것이 주된 취미이다. 뭐, 원래부터 방학이 되면 이런 일은 일상이었다. 이게 나한테는 정신적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치유가 되는 일이기에 되도록이면 당분간 이렇게 지내고 싶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교수님의 일을 보조해드렸기에 월급이 들어와서 7월에 가는 여행비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기필코 신경정신과 진료가 끝난 후 은행에 가서 저금을 해놔야지.

아, 참. 요근래, 재테크에 관해 관심이 생겨서 아버지와의 상의를 하게 될 것 같은데 갑자기 골머리가 썩는 듯한 기분이 든다. 쉽지 않은 일, 쉽지 않은 대화.

그나저나, 병원에 갈 즈음이 되면 정오일 것인데, 양산을 쓰고 나가야겠구나. 여름은 숨이 막혀 무섭다. 나의 수명, 나의 목숨을 대신으로 여름의 풍경은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참 싫증나는 여름이구나.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 보고 싶은 당신. 이 이슬이 하늘로 날아가는 동안 잠들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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