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래에 나는 웃고 있나요
내년이면 스물한 살이라니, 그러고 보니, 내년도 곧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기차를 타고 고향인 대구를 떠나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이 있는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요즘에는 날이 추워지니 많이 우울해집니다. 저 나무가 앙상해지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이건 제가 겨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무가 앙상해지는 게 아니라 인간도, 사람도 앙상해지기 때문입니다. 연말이 되고, 2025년에 가까워질수록 저는 아직도 모든 게 혼란스럽기만 합니다(아마도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들보다도).모든 게 변하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사랑? 사랑, 정말로, 그 뿐인가요? 저는 모든 게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아닐지도 몰라요. 저는 언제나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무서워요. 이 사랑이 사라진다면 어떡하지? 두려워요. 하지만 제일 불안에 떨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참입니다. 스물하나가 되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도 똑같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인데놀, 아빌리파이! 그러고 싶지 않아요. 저는 불안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얻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내려놓아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틀려먹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가능성부터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냐는 것은 노력 없이 대가를 바라는 것과 같아요. 알고 있어요. 사랑하는 연인이 말했어요. 제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매일 밤마다 눈물을 훔치는 것은 멈출 수가 없어요. 이곳에서는 그대가 전부라고요! 이 무시무시한 곳에서 매일 밤마다 놀랜 마음을 안 그래도 작은 손으로 달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하지만 언제까지고 어릴 수는 없어요. 스물 하나가 되고, 스물 둘이 되고, 스물 셋이 되어도 언제까지고 어리다고 할 수는 없어요. 스물 다섯? 그 정도가 되면 백세인생의 4분의 1을 산 거니까 뭔가 깨달을까요? 나의 스무 살, 나의 스물 하나, 나의 청춘, 아니, 나 자신이 퍽 다정하지는 못했어도 바람만은 따스하고 다정했고, 이 세상에 어느 보물보다도 아름답고 소중했다고. 스물 하나의 나여, 스물 둘, 스물 셋... 스물 다섯의 나여, 그대, 그 미래에 나는 웃고 있나요? 행복한가요? 부디 행복하길 바랄게요. 아무도 그대를 바라지 않고 나의 고통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껴도 그대만은 행복하길 바랄게요. 부디 그 미래에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이 글을 다시 보고 있다면 과거의 나는 행복했어요. 현재의 나는 고통스러운 게 당연하지만 행복해요. 사랑하고 있기에. 사랑해요, 그대여, 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