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수업의 장점 중 하나는 칠판 필기입니다. 1학년 7과 시작하면서 비유가 담긴 성어의 예로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들었습니다. 칠판에 전국시대 지도를 간단히 그리고 조나라가 연나라에 선전포고한 일, 연나라에서 소대에게 선물 많이 주며 조나라에 잘 말해 달라고 부탁한 일, 조개와 도요새가 싸우는 사이 지나가던 어부가 둘 다 채어 간 이야기를 빠르게 풀었습니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비유인지 구분하기 위해 조개와 도요새를 칠판에 그리고 이 부분만 빨강색 분필로 표시한 다음 "나머지는 역사적 사실이고 이 부분은 소대가 만들어 낸 이야기, 비유입니다." 했더니 학생들이 조금 더 빨리 이해했습니다. 몇 번 그리니 요령이 생겨 금요일 수업반에선 어부도 짜잔! 일부러 간단히 그리면서 "저 발그림이에요." "괜찮아요. 재밌어요."
칠판을 반으로 나누어 전국시대 지도와 어부지리 그림 사이에 세로줄 긋고 "1번과 2번 사이에 어떤 것이 사실일까요?" "2번이요!" 조금 더 말하려니 마침종이 두두둥. 칠판에 그린 그림을 종이에 옮겨 사진 찍어서 그 다음 주 원격수업 시간에 복습할 때 잘 썼습니다. 비주얼 씽킹*까진 아니라도 아이들에게 작으나마 기억의 매체가 되었기를!
*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 : 지식이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9월 17일(금) 1교시 칠판 그림을 종이에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