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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Dec 11. 2023

박희병의 『한국고전문학사 강의 1』(2023)

강의를, 배우다

읽은 날 : 2023.11.11(토)~12.10(주)

면수 : 409쪽


한 달 동안 아껴 읽었습니다. 한국 산문선처럼 꽤 긴 책 다 읽으면 새벽빛이 밝아오는 듯합니다. 이번에는 1권부터 그랬습니다. "나의 고전문학사 수업은 전공필수 과목으로 보통 30명쯤 수강한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는 61명이 수강했다. (중략) 이번 학기를 끝으로 더 이상 내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해서 수강신청을 많이들 한 것이라 했다."(5~6쪽) 한 자 한 자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읽고 쓰며 두근거리고 숙연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학생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엄습했다. 이 때문에 매 강의마다 열과 성을 다한 듯싶다."(6쪽) '내 수업은 어떠한가?' 진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밀려옵니다. "특이한 점은, 비대면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결석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으며, 학생들의 집중하는 표정이 대면 강의를 능가했다는 사실이다."(6쪽) 마지막 강의 앞에서 선생님도 학생들도 얼마나 뭉클하셨을까요.


"통상 하는 것처럼 사실이나 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문학사를 가르치는 대신, 문학사에 등장하는 인간들의 '마음'이나 '정신'을 들여다보는 데 힘을 쏟았다."(9쪽) 한국고전문학사 강의는 그렇게 비대면으로 가르치고 녹음해서 문서로 정리하고 다듬은 책입니다. 7년 전 한국문학통사 완독할 때와는 또 다른 울림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어떻게 가르칠?'를 깊이 생각합니다.


모든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면 그만큼 잘 알고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담아내야 하겠지요. 무엇보다 수업 내용을 저의 시선으로 읽고 풀어내는 깊이를 쌓아야겠습니다. 박희병 선생님의 시선으로 읽은 건국신화와 향가, 최치원과 고려 문학은 반갑고 새로웠습니다. 지금 읽고 새기는 글이 수업 가운데 또 다른 모습으로 꽃피고 열매 맺을 날을 기대합니다.


<마음에 남은 글>


한국고전문학은 심오하고 치열하며, 의미 있고 감동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문제는 이를 읽어 내는 안목과 방법이다. 9쪽


제 문학사는 '인간'을 강조하는, 인간을 탐구하는 문학사입니다. 27쪽


이규보에게는 생활 속의 이런저런 일이나 사물들이 모두 시의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262쪽


고려 말의 문인인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과 그의 친구인 급암及庵 민사평閔思平은 민간의 풍속에 관심을 가져 당시 민간에서 불리던 노래를 한역漢譯한 소악부小樂府를 여러 편 남겼습니다. 이들 소악부를 통해 현재 전하지 않는 고려 시대의 노래들에 대해 알 수 있죠. 362쪽


* 조동일의 《(제4판) 한국문학통사》 1~5권 독후감입니다.

https://brunch.co.kr/@hanmunlove/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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