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학생들을 많이 배려해 주신다."
교원능력개발평가 자유서술식 답안 읽다 한 학생 글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저도 조용하다 못해 소심한 학생이었고 눈에 띄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삶을 모두 경험했으니까요. '작은 마음 읽어 주었구나!' 1학년인지 2학년인지 그 마음씀에 따뜻해집니다.
그늘진 경험이 다는 아니지만 앓은 만큼 다른 이를 알아갈 때가 있습니다. 가난하게 자라 담임할 때 집안 일로 어려워하는 아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친구 관계로 오래 앓던 시간이 있었기에 학교에서 겉도는 아이 보면 먼저 눈이 갑니다. 길게 임용고사 준비하던 나날, 객지에서 세 자녀 돌보며 있었던 이런저런 일도 비슷한 고민을 안은 분들과 가까워지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이 있습니다. 같은[同] 병[病]을 앓는 사람들이 서로[相] 가엾게 여긴다[憐]. 사실 이 말의 시작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도와 준 오자서를 배신한 백비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말의 유래와 달리 공감하고 도와 주는 부분이 더 커졌습니다. 심리학 용어인 '상처 입은 치유자'도 동병상련의 또 다른 모습이겠습니다.
이번 주에 맹자 단원 마무리하면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나누었습니다. "누구나 그 사람만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족이든 친구든 공부든 건강이든 어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지금은 남몰래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비슷한 어려움 겪는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품는 통로가 될 거예요." 아이들의 작은 삶을 응원합니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사본입니다. 스물 네 살에 이력서 쓰려고 뗐다가 얼마나 놀랐는지요! 첫 줄은 평생 은사님 글씨입니다. 고2, 고3 담임선생님도 좋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