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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 : 매일매일 쌓아가는

by 스마일한문샘

1학년 7과 원격수업. 조장(助長)의 유래와 속뜻 설명하면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같이 풀었습니다. 화면 공유한 학습지 한글파일에 파랑색 글씨로 다음과 같이 쓰고 학생 한 명 불러 읽어 보게 했습니다. "호연지기 : 넓고 큰 기운. 당당한 마음. (맹자)"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할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했습니다.

"맹자는 인간에게 호연지기, 쉽게 말하면 넓고 큰 기운이 있다고 말했어요. 요즘 말로 하면 당당한 마음, 자신감과 통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호연지기는 높은 산에서 "아아아~" 하거나 유명한 곳에 여행 많이 다닌다고 얻는 게 아니어요. 날마다 좋은 행동 선택하며 내 안에 자신감과 당당함을 쌓아 가는 거예요." 화면 너머 아이들 눈빛이 진지해집니다.


학생 한 명 불러 묻습니다. "보통 우리가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에 밥 하는 데 30~40분 걸려요. 근데 만약 배고프다고 10분만에 밥솥 열면 밥이 되어 있을까요?"

"아니요."

"호연지기도 그렇습니다. 내 안에 당당함이 쌓이려면 자기만의 시간과 속도가 필요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보다 내가 작아 보여 너무 서두른다면 농부가 모가 자라는 것을 도우려고 잡아당기는 것과 같은 거지요."


"졸음방지 출석퀴즈입니다. 중학교 와서 지금까지 과제 한 번도 안 늦고 제 시간에 냈으면 비밀댓글로 1, 한 번이라도 늦거나 안 냈으면 2 쓰세요." 좌라락 올라오는 숫자들! 1과 2가 반반입니다.

"지난 진로탐색 시간에 성공 경험 쌓는 과정을 이야기했지요. 매일 제 시간에 학교 오고, 과제 잘 내고, 원격수업 때 유튜브, 웹툰 보거나 게임 하고 싶은 유혹이 있어도 수업에 집중하는 행동을 선택하면 당당함과 자신감이 쌓인답니다. 그러면 지각했거나 과제 늦게 냈거나 수업시간에 다른 거 했다면? 지금부터 잘하면 됩니다."

금요일 오전 햇살이 더 밝았습니다.

사진은 추석연휴 때 동네 공원에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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