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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 : 2022년 2월의 학교

by 스마일한문샘

인사발령 계절입니다. 원하는 곳에 가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리면서도 마음 한켠이 쓸쓸합니다. 올해는 가까운 선생님들이 여러 분 옮기셔서 더 그렇습니다. 지금 학교 올해 4년차. 같은 해 오신 선생님이 딱 두 분 남았습니다.


떠나는 선생님들도 생각이 많으시겠지만 다른 해보다 보내는 마음이 더 헛헛합니다. 그만큼 나이를 먹은 걸까요. 실경력 13년차 교사로 학교 안에서 해야 할 일, 묵직한 책임감이 늘면서 선배 선생님들이 커다란 느티나무 같습니다. 물론 후배 선생님들께도 고마운 기억과 배움의 순간이 많습니다. 한 분 한 분 더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기를 응원하면서도 이른 봄에 늦가을 바람을 느낍니다.


낮에는 다른 곳에 가시는 선생님들이 교무실 돌며 인사하러 오셨습니다. 다들 비슷한 마음인지 얼굴이 발그스름하거나 눈시울이 촉촉합니다. 화요일엔 새 학교 출근하는 선생님도 여러 분. 오전에는 2022학년도 업무분장 발표하고 오후에 간단한 송별인사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회식은 못하지만 작으나마 마음을 나누어야겠지요.


"그 동안 고마웠어요." 퇴근 직전 동료 선생님의 따뜻한 인사를 기억합니다. 지금은 다른 학교 가시지만 언젠가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요? 흐린 하늘 아래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여덟 글자를 꼬옥 담았습니다.


*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말입니다. 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거자필반(去者必返)과 같이 쓰기도 합니다.

퇴근길에 가는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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