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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Jan 29. 2022

아이들에 비친 나 : 한문 수업 설명서

교직 초기부터 수업평가를 받았습니다. 친구 도움말이 가장 컸고 좋은교사운동 알고부터는 다른 선생님 설문 내용도 많이 참고했습니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생기면서 그 답안으로 대신하다 2020년 1학기 원격수업 마무리할 즈음 '한문 수업 만족도 조사'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도 원격수업 과제로 자기 이름 걸고 쓰니 더 신중하게 쓰고 수업에 도움 되는 글을 주었습니다.

 

2021년에는 1학기 말 한 번, 2학기 말 한 번 받고 시간 여유 있는 반은 2학기 마지막 등교수업 시간에 한문 수업 설명서를 받았습니다. "2년 동안 제 수업 잘 들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한문  선생님과 한문 수업 특징, 한문 시간에 주의할 점, 한문 잘하는 방법을 선배들 입장에서 써 주면 잘 정리해서 내년 첫 시간에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여러분 동생이나 친한 후배가 우리 학교에 와서 읽는다 생각하고 재능기부 차원에서 써 주면 더 좋겠습니다."


2학년 수업 결과 기발한 글이 많아 1학년에서도 설명서를 받았습니다. 2학년 네 반, 1학년 다섯 반 글 받아 읽으니 만족도 조사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가끔 버거운 글도 있지만 비슷한 글은 모으면서 한글파일에 정리하며 아이들에 비친 나를 읽습니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선생님, 재미있고 친절하면서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수업 중 아쉬운 부분에 대한 말은 새겨 듣고, 그럼에도 노력하는 마음을 읽어 준 부분은 따뜻하게 담아갑니다.


"가끔 사극톤이 나오니 놀라지 말자." 이름 안 밝히고 그 반에서 읽어 주며 같이 웃었습니다.

"한문 시간에 엎드려 있거나 자게 되면 선생님께서 "머리를 드시오~"라고 말씀하실 거다. 선생님이 다가오실 때 조금 무서우니 수업시간에 자지 말자." 여러 학생이 비슷한 말 써 주어 '유심히 봤구나' 했습니다. 고마운 말 많지만 이 글을 가장 오래 읽었습니다. "한문 선생님은 네크로멘서이다. 반에 누워 버린 친구들을 부활시켜 버린다."

학생들이 쓴 글을 한글파일에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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