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잣대로 타인의 삶을 판단할 수 없다.'
요즘은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단정을 짓는 시대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즉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대' 또는 '빠름과 편리함은 중시하나, 깊이와 여유는 잃어버린 시대'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의 서사까지 알아볼 여유는 없겠지. 그래서 누군가의 성공, 누군가의 실패, 누군가의 아픔, 누군가의 굶주림 등, 한 인간이 온전히 겪었을 '진실된 삶'은 외면한 채, 오로지 그들의 마지막 모습만으로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안타깝게도 이런 경향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내뱉는 말들. 예를 들면, "너는 왜 이리 실없이 웃고만 다니니?"라던가, "어떻게 하면 너처럼 행복해질 수 있니?"와 같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해 버리는 말들 말이다.
어릴 때 가끔씩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꽤 잔인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 내뱉는 가벼운 말들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왜 저들은 알지 못할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알레프의 '네가 사랑한 것들을 기억할게'는 딱 위와 같은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노래다. 이 곡을 아무 생각 없이 듣는다면 사랑 노래라고 할지 모르나, 내가 느끼기에는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기다리고, 노력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태도. 이것이야 말로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너무나 필요한 인간의 자세가 아닐까.
어설픈 조언이나 위로에 상처받았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아마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네가 사랑한 것들을 기억할게
함께 기다릴게 영원한 사랑을
침묵을 지킬 때 이해할게
이제서야 네 마음을 훑어보는 날
용서해
많이 미안해
네가 지내온 것들을
알 수 없던 나야
살아내
더 많이 사랑할
네 모습 낯설지 않게
깊은 추억에 빠진 널
위로할게
허락해 준다면
그래 준다면
다정한 표정을 지어줄게
이제서야 네 마음을 훑어보는 날
용서해
많이 미안해
네가 지내온 것들을
알 수 없던 나야
살아내
더 많이 사랑할
네 모습 낯설지 않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널 위한 말이야
살아내
그래야만 해
지금까지
정말 힘들었겠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0q_IYyyLPP4&list=RD0q_IYyyLPP4&start_radio=1
세상은 점점 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데, 어찌 사람을 향한 측은지심과 공감능력은 이리도 줄어든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왜 더욱더 고립되는가. 이런저런 의문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
누군가가 웃고 있다고 진짜 행복한 게 아닐 수 있다. 누군가가 침묵하고 있다고 심심한 게 아닐 수 있으며, 누군가가 욕을 한다고 해서 꼭 나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때문에 그 누군가가 지내온 날들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면, 그 누구라도 그에 대해 함부로 말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 가벼운 말들을 내뱉지 않는 지혜가, 우리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