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의 맛을 알려주마!`
2025년 11월 말, 둥이네 학교에서 International Food Festival이 열렸다. 이날 참가를 원하는 부모들은 각자 자기 나라의 고유 음식을 20인분 정도 만들어 오면 되었기에, '한식 방구석 홍보대사'인 내가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한식의 맛있음을 알릴 수 있는 귀한 날에 무엇을 만들까 고민을 하다가, 남녀노소 한국인 외국인 모두 다 좋아하는 '잡채'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참고로 잡채는 내 인생에서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었다. 엄마가 워낙 잘 만드시기에 스스로 만들어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들어 본 적 없는 음식을 20인분 준비한다는 게 사실 나로서는 큰 결심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일 아침, 1kg의 당면을 준비해 물속에 담가뒀다. 그 후, 당근과 양파를 썰고, 시금치를 물에 데친 후, 소고기는 얇게 잘라놓았다. 양념은 간장, 설탕, 참기름, 다진 마늘, 후추, 액젓으로 만들었다.
아무리 잡채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기로서니, 각각의 야채를 따로 볶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프라이팬에 고기와 양념을 먼저 넣고 볶다가 당근, 양파를 넣고 한 번에 싹 볶은 후 4등분으로 나눠놨다.
그 후, 물에 퉁퉁 불은 면을 프라이팬에서 볶다가 면이 약 70% 정도 익을 때 즈음, 위에 볶아놓은 고기와 야채를 넣고 조금 더 볶다가 마지막에 시금치를 넣었다. 그렇게 4번을 하니 20인분의 잡채가 뚝딱 만들어졌네~
'이리 쉬운 거였어?'
휘리릭 만든 잡채를 락앤락 통에 넣은 후, 둥이네 학교로 달려갔다. 정해진 자리에 잡채를 펼쳐놓고, 준비해 간 설명서와 태극기로 데코를 했다.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채울 무렵, 학교 종이 울림과 동시에 많은 아이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둥이도 함께였다.
맛있는 고기를 찾아 킁킁거리는 강아지처럼 아이들이 무엇을 먹을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과는 다르게 쭈뼛거리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냥한 미소와 활발한 리액션임을 나는 알고 있다.
"You can try it. It’s Korean sweet potato noodles called Jabchae. It’s very delicious, "sweet and salty". You won’t regret it."
솔직히 호객행위는 나의 강점 중 하나이다. 이런 걸 하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아ㅎㅎ 게다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가오는지, 어떻게 하면 흥미로워하는지 육감적으로 알고 있다.
밝은 리액션으로 홍보를 하자 아이들이 몰려왔다. 그때 따뜻한 미소와 후한 인심으로 듬뿍 덜어주면 되는 것이다. 'Enjoy it!'라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잡채를 먹고 친구를 데려온 아이도 있었고, 부끄러워하며 3번을 더 먹은 아이도 있었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왔다가 소고기라는 말에 실망하며 돌아선 여아도 있었다. 아마 그녀는 힌두교 신자였을 것이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완판!! :D
밝은 웃음과 친절함, 그리고 후한 인심만 있다면 이 세상에 못 팔 것이 무엇이랴. 거기에 대접하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을 살짝 덧붙인다면 아마 중동에서 오일도 팔 수 있지 않을까?
판매가 필요하신 분, 한나Kim을 불러주세요. 저의 호객행위 예술과 함께 팔아드리겠습니다. TMI로 저는 지역 사회에서 진행하는 축제의 단골 봉사자인데, 축제하는 곳이 어디이든, 일단 판매대 앞에만 서면 모두 팔아버리는 완판녀 중 하나랍니다 :)
이 스킬이 뉴질랜드 둥이네 학교에서도 통할 줄이야~ 아이고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