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넓어질 때 내가 보는 것들
feat. 김현우 건너오다 | 문학동네
경계는 언제쯤 넓어지기를 멈추는 걸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새로운 세상이 늘 닥친다는 사실이었다.
경계는 그렇게 끊임없이 확장된다.
이젠 알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젠 모든 일을 나에게 '설명' 할 수 있겠다, 싶은 안도감이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생겨났고, 그러고 나면 기존에 익숙했던 규칙은 어김없이 깨지고,
간신히 찾은 것 같았던 균형잡힌 상태도 기울곤 했다.
그리고 새로운 규칙을 찾고-'규칙 같은 건 없다' 라는 것도 말하자면 하나의 규칙일 테니- 다시 균형을 잡아보려 애를 썼다.
그 과정은 대부분 피곤했다. 이전의 경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는 경계는 바닥이 미끄럽거나, 물살이 세거나,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
내 경계 밖의 세상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멀리서 바라보거나 이야기를 통해서 들을 때는 종종 근사하고 아름답기도 했지만, 몸으로 직접 겪을 때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인간의 발길이 닳지 않은 곳에서 도도하게 흘러내리는 폭포를 그대로 들이받고 싶었다는 촬영감독의 말은, 아마도 어느 정도는 더 이상 경계를 넓히고 싶지 않은, 이젠 그만 애쓰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포기가 선물이 되기도 한다는 건 분명 맞는 말이다. p.62
건너오다 | 김현우
늘 귀 기울여 잘 들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어떤 형태로든 있었다.
그런데 때론 어떤 책이 그렇게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을 때가 있다.
하고 있는 말을 들었던 건데
그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이었을 때 받는 위로는
맑은 찻물 같아서 마음이 개운해진다.
현우 피디님 글은 내게 자주 그랬다.
끝없이 경계는 넓어지고 내가 있던 경계에서 새로운 경계로 넘어가는 일은
늘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큰 충돌과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그건 우리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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