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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Jan 24. 2022

당신이 받은 최고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코치의 질문

코치님이 받은 최고의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코칭경영원 코치 양성 프로그램 BCM 과정 2일 차. 질문 스킬을 강의하던 중 질문을 받았다. 내가 받은 최고의 코칭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음..... 적당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워크숍을 마치고 귀가하는 내내 더듬어 봤지만 뾰족한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코치가 되며 많은 코칭을 받았고, 지금도 받지만, 뇌리에 진하게 남아있는 질문이 없다.


  한 방의 강력한 질문으로 고객을 펑펑 울리거나,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했다는 코치의 무용담을 듣기도 한다. 그런 게 진짜 좋은 코칭일까? 그런 사람이 좋은 코치일까?


  물론 단 하나의 질문으로 큰 성찰이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자각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삶의 변화로 나타나야 가치가 있다. 결국 코칭의 목적은 변화와 성장이다.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성찰은 지나가는 경험에 불과하다.


  여럿이 함께하면서도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면에서 인생은 야구와 비슷하다. 9회 말 터지는 역전 대 홈런은 짜릿하다. 하지만 어쩌다 있는 일이다. 홈런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가면 헛방 치기 십상이다. 홈런 타자들은 삼진율도 높다.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멋있어도 영화는 판타지다. 현실에서 볼 수 없기에 자극적이다. 좋은 선수는 큰 거 한 방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작은 기회에 최선을 다한다. 거대한 성(城)도 매일 올린 벽돌 한 장들의 합이다.




  십여 년 전 개인 슈퍼비전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교수님이 내게 물었다.

"어떤 코치가 되고 싶으세요?"

왠지 모르게 나의 입에서 이런 대답이 불쑥 튀어나왔다.

"시간당 *원 받는 코치요."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돈 벌기가 얼마나 치사하고 힘든지는 열여덟 살 때부터 겪어봐서 알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타인의 성장을 돕는다는 등의 거룩한 말로 포장했을 텐데 속물 같은 내면이 드러났다. 그런데 교수님의 반응이 의외였다.

"가능하죠. 되실 거예요."


  십 년쯤 후, 한 특강을 하고 그 보수를 받았다. '어떤 코치가 되고 싶냐?'라는 질문 덕분에 꿈이 현실로 일어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십 년간 뚜벅뚜벅 걷다 보니 다다른 지점이었다.




  코치의 질문보다 고객의 대답이 중요하다. 말은 씨앗이 되어 마음 밭에 심긴다. 열매를 맺기까지는 오랜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코칭의 가치는 심고, 키우는 과정을 함께 하는 거다.


 "당신이 받은 최고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좋은 질문이다. 그 덕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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