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레이어 이불 = 쿨이불 + 웜이불
처음 입사하고 만난 기존 삼분의일 마이크로파이버+구스 이불은 사계절 내내 하나의 이불로 보낼 수 있다는 콘셉트는 삼분의일답게 좋은 콘셉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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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스와 마이크로파이버 이불을 세트로 사면 최소 40만 원 대로 이브자리, 알레르망, 헬렌스타인 등 혼수급. 특히 구스 이불은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이를 이해할만한 고객층은 삼분의일 고객이 아니었다.
굳이 STP 전략으로 따지자면,
Segmentation
수도권 홈 인테리어 시장. 현재 삼분의일도 수도권에서 매출이 80% 이상 발생한다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고객들이 대부분. 브랜드 가치보다는 없던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야 함. 즉, 디자인이 특별하거나, 기능성이 확실해야 어필이 되는 시장.
Target
삼분의일 기존 고객은 자취생, 2-30대 사회초년생, 최대 신혼부부까지 아우르고 있다. 아무래도 신혼부부도 "합리적인 혼수"를 지향하는 고객층이 오시다 보니 4-50대 중장년층보다는 침구에 대해 투자하려는 예산이 적은 편.
Positioning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하니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에서, 가격대는 백화점 급이기 때문에 강력한 마케팅 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패하기 어려운 포지셔닝. 침대와 베개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는데 이불은 신기할 정도로 그대로. 솜이불, 구스 이불 정도. 그 외에 이불 커버로 기능성을 소구하는 정도. 기능보다 감성적인 아이템이라는 뜻. 따라서 커버로 감성을 챙기고, 이불속은 삼분의일답게 기능성을 갖추는 것이 유리. → 전략 변경 필요
그래서 더 삼분의일다운 이불 리뉴얼을 위해 3가지 포인트에 집중했다:
삼분의일 고객이 기대하는 가격대
구스와 마이크로파이버 이상의 최적의 기능성 소재
같은 이불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더블 레이어 콘셉트 유지
삼분의일 매출은 상당 부분 오프라인에서 나온다. 그래서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매트리스 중심으로 판매되다 보니, 베개와 이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와 브랜드의 포지션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았다. 게다가 삼분의일에서 매트리스 말고 공격적으로 판매할만한 SKU가 없었다.
매트리스는 교체 주기가 10년에 가깝고, 독립이나 결혼 등 중대사가 없는 한 쉽사리 구매를 할 제품군이 아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를 위해 체험관이 아니라 온라인몰이나 라이브 쇼핑에서도 충동적으로 구매할만한 제품군이 필요했다. 인생의 중대사 말고, 일상에서 삼분의일을 접할 수 있는 제품은 바로 베개와 이불. 따라서 낮은 가격에 포지셔닝할 수 있는 원가와 판매가 설정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
마이크로화이버 이불에 해당하는 '쿨이불'은 약 50%, 구스 이불에 대체품인 '웜이불'은 75% 낮춘 가격대로 출시한다. 가격대만 보면 아예 다른 제품이 맞다. 하지만 삼분의일이 의도하는 '이불'이라는 본질은 유지한 제품이기에 의미가 있다.
쿨 시리즈가 매년 잘 나가는데, 원단 자체를 좀 더 계절성을 강조한 이불로 리뉴얼하면 어떨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서 서술한 대로 기능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침대와 베개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는데 이불은 신기할 정도로 그대로.
① 마이크로파이버 → 냉감 커버
냉감 원단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쿨매트에 적용한 쯔누가 원단 계열. 원단을 구성하는 원사 자체가 기존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냉감도가 느껴지는 타입이다. 단점은 장섬유이기 때문에 보풀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매트나 커버와 달리 이불끼리의 접촉, 몸과의 반복적인 접촉이 잦기 때문에 의류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류에 잘 쓰이는 냉감원단은 무엇일까? 원단 자체에 냉감 효과가 있는 원단이다. 쉽게 생각하면 쿨토시 원단. 나일론 특유의 냉감성을 활용하면, 폴리에스터와 적정 비중으로 제직하여 냉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삼분의일이 최종 선택한 나일론 100%면 해당 원단에서 가장 차가운 원단이다. 나일론 자체도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어서 살갗에 닿는 느낌이 꽤나 고급스럽다.
② 구스 → 발열 솜
양털 이불보다 가볍고, 가벼움 대비 온열감이 최강인 겨울이불 깡패 구스 이불. 구스 털 중에서도 헝가리산 구스가 유명하며, 유럽산인 만큼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원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아마 원가로 판다고 해도 삼분의일 고객은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따뜻해 매력적인 구스 이불,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
장점: 가벼움, 따뜻함
단점: 비쌈, 관리 어려움 (물세탁 only)
장점이 뚜렷하지만,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과 관리 용이성은 "삼분의일다운" 소재는 아니다.
구스를 대체할 소재를 찾던 중 "발열솜"을 발견하였다. 신소재인 그래핀이 함유된 자가 발열 솜은 전기 없이 체온으로 열이 보존되고 발열되는 것이 특징이란다.
금속을 만지면 차갑듯이 냉감 원단은 체온을 순간적으로 "빼앗아" 차가워진다. 반면 발열 솜을 만지면 열이 서서히 마찰력에 의해 발열 및 보온하면서 온도가 더불어 상승하는 원리.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매트리스는 "계획형" 소비 카테고리이고, 이불과 베개는 "체험" 보다는 "충동구매" 쪽에 가까운 카테고리이다.
즉, 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의사결정의 단계가 매트리스보다는 훨씬 단순하다.
매트리스도 아니고 이불, 베개를 굳이 오프라인에서 체험하기에는 귀찮아
그렇다면 삼분의일의 베개는 어떤 고객이 사도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맞춤형' 콘셉트가 적합하다.
이불과 베개를 어떻게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을까? 바로 기존 콘셉트처럼 더블 레이어 방식이다.
베개 → 높낮이 조절
이불 → 온도, 무게감 조절
첫 번째 레이어, 쿨이불
쿨이불에 적용된 냉감원단은 닿지 않으면 그 냉기가 전달되지 않는 소재이다. 이불 커버에 씌워서 쓴다면 일반 이불과 같다는 뜻.
냉감 이불은 냉감 원단-일반 원단으로 양면인 경우가 많은데, 사용하다 보면 마냥 덮고 자는 게 아니라 껴앉기도 하고 뒹굴도 하기 때문에 양면 냉감이 훨씬 더 사용성이 좋았다.
쿨매트, 쿨커버와 함께 사용하면 한여름에도 춥게 잘 수 있다❄️
내년 여름에는 한층 더 강화된 여름 쿨세트를 기대해본다.
두 번째 레이어, 웜이불
그래핀 소재의 발열 솜을 적정량 넣어 더블레이어를 고려하여 일반적인 발열 이불보다 가볍게 충진했다.
극세사 소재는 호불호를 너무 많이 타는 소재여서 일반 피치스킨으로 마감을 했다. 극세사는 무엇보다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 먼지가 붙는 단점이 있다.
피치스킨은 적당히 이불 커버와 붙을 정도의 정전기가 일어나고, 사람들의 취향을 안타는 소재여서 당첨!
더블 레이어, 이불세트
사계절 내내 같은 이불을 쓸 순 없을까
좁은 원룸에서 살고 있다거나, 가끔씩 오는 손님을 위해 여러 채의 이불을 사두는 것도 부담스럽다. 부부도 어떤 배우자는 추위를 많이 타고, 어떤 배우자는 더위를 많이 타서 이불은 따로 덮기 마련이다.
하나의 이불로 모든 상황을 커버할 수 있도록 두 개의 이불을 똑딱이로 연결시킨다면?
커버를 씌우고 사용하면 무게감 있는 겨울이불이 완성된다.
쿨이불 = 여름용
웜이불 = 간절기용 (봄, 가을)
쿨+웜 결합 = 겨울용
아무래도 리뉴얼이다 보니, 이외에도 개선할만한 디테일들이 몇 가지 있었다:
1. 제품 디테일
기존에는 두 이불을 연결하기 위해 똑딱이 대신 클립을 사용하였지만, 내구성이 충분하지 못해 똑딱이로 교체
나일론에 똑딱이 봉제는 힘들어서 웜이불에 암수를 다 달고, 쿨이불에는 고리만. 대신 암수가 모두 달린 웜이불 + 웜이불도 연결 가능하게.
좀 더 밀도 있는 원단으로 교체하여 이불 커버 함께 사용 시 커버와 이불속이 딱! 달라붙을 수 있게 개선
2. 네이밍
여름이불 + 겨울이불 = 사계절 이불
직관적임. 상표권 불가. 직관적으로는 겨울이불은 웜이불이지만, 엄연히 따지면 가을 이불이라 직관성과 기능이 맞지 않음
쿨이불 + 웜이불 = 더블레이어 이불
기능과 이름이 직관적으로 이어짐.
P.S. 구매는 삼분의일 체험관 혹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