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다르다.
정치인, 즉 여러 정당의 과거나 현재를 대표하기에 이른 상징적 정치인들.
정치적 제도, 즉 선거나 삼권분립과도 같은 포괄적인 실행 체제들. 이렇게 정해진 규율들을 정치인이 얼마나 잘 지키는지도 제도에 달렸다.
정치적 문화, 즉 사회와 정당의 조직원이 서로를 대하는 보편적 행태와 양식들. 정치인들이 규정을 지키는 대신에 무엇을 하는지 또한 문화에 해당된다. 영화에 등장할 법한 예를 들어, 돈이 담긴 사과박스의 목적은 비리라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행위이지만, 사과박스의 형태는 다분히 문화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당연히 영화에만 등장해야겠죠?
정치적 이념, 즉 한 나라의 국회가 얼마나 우측으로, 그리고 얼마나 좌측으로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유. 아무래도 나라의 역사와 연관이 깊다. 독일의 극우 정당이 왜 엄격하게 주시되고 있는지 생각하면 쉽다. 이미 크게 데어봤으니까, 다시는 그러지 말자는 뜻인 거다.
정치적 사상, 즉 이념을 뒷받침하는 생각의 질감과 깊이. 이는 단숨에 정비되는 것도 아니고 빈 깡통은 아무래도 소리가 나기 마련이라서, 앞의 네 가지에 비해서 제일 오래 걸리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상이 풍부해야 정치적 행동에 명분과 이유가 생긴다. 신념과는 좀 다르다. 신념은 내가 옳고 너는 그르다는 믿음 하나만으로 단순히 광적이기도 하니까. 신념은 그 자체가 아니라 올바른 신념일 때라야 멋진 것이다. 이 모호한 "올바름"이란 어디서 나올까? 누가 정하는 걸까? 인간은 "옳은" 답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옳다고 판단하기 위해서 배우고 해석하는 일에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과 집단의 노력을 사상이라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