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웃는 얼굴이 아들에게 옮겨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굿모닝
아이가 어릴 때 오은영 선생님 글을 보고 배운 게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 얼굴을 보자마자
"상쾌한 아침이야"라고 말해주라는 것이다.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 바쁜 엄마, 아침에 눈뜨자마자 좋은 소리가 나오기 힘든 것을 알지만 그래도 처음 나누는 말은 웃으며 상쾌한 아침이야!
맞벌이를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웃음을 보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것은 지켜주기로 했다.
가끔 내 참을성이 도를 넘어서면 우악스럽게 소리를 지르는 날이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웃는다.
표정은 상대방을 닮는 다고 했던가. 아이도 내가 웃으면 웃는다.
요즘은 질풍노도의 시기 입구에 들어가시는 중이라 그런지 예전만큼 웃어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손 하트를 보내면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답으로 슬쩍 하트를 날려준다.
그걸 너무 황송해하는 게 자존심이 좀 상하긴 하는데 그래도 본격 사춘기가 되면 저것도 안 해 줄 것이다.
조카가 여섯 살쯤 되던 무렵에 저녁때만 되면 울곤 했었다. 괜히 해가 지면 우울감이 들었는지 낮에 있었던 시답지 않은 일들을 떠올리며 우는 통에 동생이 매일 힘들어했다.
밤마다 우는 아이를 보는 어른들의 얼굴이 얼마나 심란했겠는가.
동생에게 제안을 해 보았다.
네가 웃어봐. 울려고 하면 활짝 웃으면서 "아이고 오늘도 눈물 나려고 해? 괜찮아." 하고 말해봐.
도저히 울화가 치밀고 걱정스러워서 웃음이 안 나온다는 동생에게 일주일만 해보자고 했다.
효과가 있었다.
"정말 좀 덜 우는 거 같아. 그냥 울려다 말 때도 있고."
엄마든 아내든 남편이든 상대방이 웃으면서 말하면 자연스럽게 따라 웃게 된다.
반면 화가 나지 않았더라도 뾰족한 말투를 들으면 괜히 심통이 나서 퉁명스럽게 받아치고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웃는 얼굴, 특히 엄마의 웃는 얼굴은 아이의 얼굴에도 웃음을 만든다.
오늘도 아침에 10분간 아들을 깨우면서 등짝을 후려갈기고 싶었지만 웃어준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