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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종의 기원 / 찰스 다윈 / 장대익 / 사이언스북스

by 달을보라니까

표지가 경건하다.

첫 인상을 어떻게 할지 출판사는 고민을 많이 했을거라 짐작된다. 검은 색 하드 커버에 금박으로 된 제목과 발문들 그리고 다윈의 초상. 과하지 않은 적당한 권위와 오래 두고 봐도 망가지지 않을 실용적인 커버를 만들려한것 같다. 꽤 괜찮다.


그림이나 형상을 그리지 않고 텍스트를 주로 사용해서 좋다. 그림을 그렸다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급이어야 했을거다.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테니까.


몇몇 텍스트가 거슬린다. 굳이 "드디어"나 "제대로" 같은 말을 넣었어야 할까. 기존 번역본들과 달리 초판을 번역했다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과욕이거나 사족이라 생각된다. 불필요하거나 사족이다.


금박글씨도 별로다.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라서 권위있어보기는 하다. 그런데 성경같은 종교경전 같아 보인다. 굳이 금관을 씌우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유명하고 권위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진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금박을 씌우건 말건 이 책을 인정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게다가 며칠 들고 다니며 읽었더니 손이 자주 닿은 곳에는 금박이 벗겨진다.


다소 의욕이 넘쳤달까.

그러나 여기에는 장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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