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Service Resort cc / 싱가폴
골퍼들이 남모르게 즐거워하는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도 18홀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샤워하고 나오는데 소나기가 올 때가 아닐까. 남들이 비 맞거나 최악의 경우 라운드를 못한다고해서 나한테 득되는게 하나도 없지만 서로 은밀한 눈빛을 교환하며 낄낄거린다.
우기가 한참인 어느 주말 아침, 1번 홀 티박스에 양파와 고추가 꽂혀있다. 주변에 있던 골프장 직원이 날씨가 맑기를 기원하는 일종의 민간 무속이라 말해줬다. 마늘과 고추의 매운 기운이 눅눅한 습기와 비를 몰아낸다는 상징이 아닐까하는 설명이 그럴듯하다. 기우제라는 말은 흔히 쓰는데 이런 경우에는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구글에 기우제 반대말이 뭐냐고 물어봤다.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아침이다. 그래, 앞으로 네시간만 비오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