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go heritage 1917 / 인도네시아 반둥
라운드 중에 좌판을 만났다. 다 팔아도 몇 만원 되지 않을 음료수와 바나나 그리고 과자 몇 개를 올려놓은 게 전부다. 나이 들어 보이는 여자가 말없이 앉아 있다가 내가 다가서는 기색에 반색한다.
여기에도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질서가 있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골프장과 함께 살아간다. 아침 일찍 골프장에 와서 캐디일을 하고, 골퍼들 눈치봐가며 그린의 피치마크를 메우고, 싹을 내미는 잡초를 뽑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무너진 곳들을 다듬는 일들을 하다가, 콜라도 팔고 로스트볼을 모아 팔기도 한다. 그런 일들이 정규직일리도, 많은 돈을 벌리도 없지만 골프장과 맞닿은 삶은 이어진다.
아줌마에게서 콜라 두 개를 사서 캐디 타타에게 하나 줬다. 라운드를 마치고 고마웠다는 악수로 헤어지는데 타타의 가방에서 언듯 콜라가 보인다. 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누구에게 주고 싶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