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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을보라니까 Nov 14. 2023

#28.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 부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 영어로 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흔치 않은 책이고, 요즘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강좌개설도 어려운 비주류 경제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서 완전히 환영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특이한 책이고 저자다.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는 포인트와 정치와 경제는 분리될 수 없으며, 둘을 분리하고자 하는 시도야 말로 나의 정치는 경제지만 너의 경제는 정치라고 주장하는 책략이라는 포인트에 매우 동의된다. 경제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고, 정치를 만드는 토양이 경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경제를 모른다면 민주주의는 무력화된다는 저자는 주장한다. 경제를 전문가의 손에 맡기지 말고 국민들이 직접 스스로 알려고 노력해야 하며, 경제과학자들이 쌓아 놓은 담장만 허물면 경제 그리고 경제학은 어렵지 않다고 역설한다. 옳은 말이다. 누구나 경제 생활을 하는데 어찌 경제가 어렵고 전문가의 영역일 수 있는가.


그런데, 표지를 보면 다소 의아해진다. 책에서 읽은 메시지와 표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맞닿지 않는다. 원본이라 할 수 있는 영어본을 찾아보면 한글본 표지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지향점이 완전히 달라보인다.


영어본 표지의 주인공은 민들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갈 수많은 씨앗들이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아니면 조금 더 영글어서 혼자 살아갈 준비가 될 때를 기다리고 있거나. 순전히 우연이지만, 상단에는 새가 날아가는 그림도 있어서 본문의 메시지를 더 강화해준다.


그런데, 한글본 책 표지를 만든 사람은 생각이 좀 달랐던것 같다. 주인공은 전문가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나오고 경제학의 고향인 영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경제학 전문가인 저자의 이름과 ‘강의’가 표지의 주인공이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표지 상단에는 풍향계가 달려있다. 일반 국민이 이 책으로 경제를 배워서 스스로 바람의 방향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최고 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에서 바람이 부는 방향을 말해주고 있으니 ‘강의’를 듣고 따르라는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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