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얼 프레스 / 한겨레출판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들에 대한 책이다. 배경은 미국이지만,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이 잘 보이지 않는 어느 구석으로 치워진다는 점과, 그 일들이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치워진다"는 말은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이다. 사회경제적 위치가 놓은 계층의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다는 것이지, 그런 일들이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가" 역시 그렇다. 경제적 보상과 물리적 보호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모든 책임이 개인에게 넘어가게 되지만, 법률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어렸을 때,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직업군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을 것이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꽤 큰 충격을 받았고 주변 어른들에게 그리고 선생님께 기회가 될 때마다 물어봤지만 그럴듯한 해석은 많이 들었지만 뚜렷한 답은 찾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다.
표지에 참 성의가 없다. 대충 휴대폰으로 찍은 게 아닌가 싶은 교도관 사진에 제목과 한 줄 발문이 표지의 전부다. 꽤 센세이셔널한 주제인데 관심을 받지 못한 것 같아 보여 아쉽다. 서점 매대에 이 책이 다른 책들과 함께 진열되어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대충 만든 것 같아 보이는 이 책을 집어 들까? 차라리 영어 원본의 표지를 그대로 가져다가 영어를 한글로 바꿔서 썼다면 훨씬 나았을 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