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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Feb 11. 2024

아빠와 나로호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

아빠는 평생 비행기 만드는 일을 하셨다. 내가 아주 어릴 적에도 아빠는 항상 공장을 운영하며 그곳에서 밤낮으로 일만 하셨다.

그래서 나의 어린 시절 앨범에는 아빠가 공장에서 열심히 기계를 만지는 사진들이 곳곳에 들어있다.

아버지는 항상 몰입하여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것이 비행기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는 걸 내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독일 루프트한자, 프랑스 에어프랑스에서 도착한 도면들을 항상 읽고 있다.

하루는 독일어 도면을 읽고 있어 “아빠 독일어 할 줄 알아?” 물어보았다. 나 독일어 할 줄 아는데...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 독일어였잖아. 잘하진 못해도 아주 조금 읽을 줄 알아.

하지만 아버지는 도면은 다 똑같다고 말하시며 다시 일을 하셨다.


아빠가 만든 항공기 부품들은 여객기과 전투기, 그리고 나로호에도 들어갔다.

항공기 부품들은 대기업 한 곳을 거쳐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조립하여 비로소 완성되어진다.

나는 항상 아버지에게 우리가 타는 여객기가, 혹은 전쟁에 쓰이는 전투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는 비행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만드신 부품이 들어간 비행기 시승식이 있는 날은 꼭 참석하여 열렬히 응원하고 손뼉 치며 아이처럼 기뻐하신다.

전투기가 그려진 카키색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모자를 꼭 쓰고 매번 자리에 참석하셨다.

전투기가 신나게 날아가면 아빠가 만들었다며 누구보다 해맑게 기뻐하셨다.


나로호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아빠가 만든 부품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나로호는 최초이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나는 실패했을 때마다 아빠를 놀린 딸이다.


아빠 때문에 실패한 거지?’


아빠는 나로호의 실패를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리곤 나는 괜히 그런 것들이 싫어서 놀리고 싶었다.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항상 장거리 여행을 많이 가서 긴긴 비행을 한다.

멀리멀리 날아 목적지에 착륙할 때쯤 잠에서 깨면 서울에서 뉴욕, 서울에서 파리, 서울에서 스위스에 도착하여 참 신기하고 놀랍니다.

아빠는 항상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 말씀하셨다. 나는 긴긴 비행동안 우주항공의 발전과 안전성이 항상 놀랍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꼬마 일 땐 잘 몰랐는데 아버지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는 아빠가 하는 일이 좋아?”

아빠는 아이처럼 웃으며 “아빠는 이 일이 좋아.” “아빠는 일할 때 항상 행복해.”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 나는 할 수 있는가?


아시아나, 에어프랑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보고 있을 때면 나는 가만히 아빠를 생각한다.






나로호(Naro, KSLV-I; Korea Space Launch Vehicle-I)는 100kg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킨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이다. 나로호(KSLV-I)는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 킥모터로 구성되는 2단형 발사체이며, 발사체 조립과 발사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가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누리호 또는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 한국형발사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KSLV 계획에 따라 2022년 개발하여 운용 중인 로켓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 로켓이다. 누리호의 발사로 한국은 세계 11번째(북한을 제외하면 10번째)의 자력 우주로켓 발사국이 되었다.





출처

비행기 사진 직접 찍음

나로호 사진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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