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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04. 2024

미드타운 크리스마스 저장소

한서율 Poem

미드타운 크리스마스 저장소


록펠러 크리스마트 트리의 반짝임이 사라진

맨해튼의 좁은 뒷골목

한 오래된 골동품 가게 앞

크리스마스의 아픈 기억을 가진 자들이 몰려들었다


크리스마스는 행복한가?, 아님 불행한가?

당신의  크리스마스 기억을 저장시켜드립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X-mas의 아픈 기억들을

크리스마스 저장소에 삽입했다

그 기억들은 악몽같고 하나 같이 누추하고

수치 스러웠으며 불행했다


1달러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에 크리스마스 기억을  저장시킬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 좋은 기억이면 좋으려만

세상은 아픈 기억, 상처, 외로움, 가난, 고통의 크리스마스가 더 많았다


저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내를 죽였습니다

한 남성은 1달러 지폐를 저장소에 넣는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산타복장을 한 순록들이 나타나 남자의 머릿속에 메모리 칩을 꺼내간다

피가 흐르는 그의 뇌를 다시 닫고 바느질을 한다


잠에서 깨면 그의 지난 크리스마스기억은 잊어졌다

그는 웃었다

그에게 크리스마스는 더이상 악몽이 아니다


다시 누군가 크리스마스 저장소의 문을 두드린다

방금 크게 싸운 두 연인을 서로를 죽일듯이 쳐다본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서로 1달러 동전을 저장소 코인 함에 넣는다

두사람은 크리스마스의 기억을 지우고 다시 행복한 연인이 된다


이곳 크리스마스 저장소에는 아픈 기억이 행복한 기억보다 많다

사람들은 가난, 아픔, 불행, 슬픔을 잊고 싶어했다

단, 1달러만 있으면 되니 서로 기억을 저장시키고 싶어했다


크리마스가 불행한 사람들한 사람들은 정말 많았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지운다고 이번 크리스마스는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저장시키는 자는 왜 나타나지 않는 걸까?


타인이 행복할 수록 더 불행지는 크리스마스

그날의 크리스마스의 기억을 저장시켜드립니다.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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