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한서율
세면대의 물이 쏟아지자 물살에 손을 씻어본다
위스키를 그대로 물살에 쏟아낸다
구토냄새를 지우려 가글해본다
클럽의 음악들은 물살보다 빠르게 쏟아지고
영혼이 없는 눈빛들은 비트에 몸을 맡긴다
롯폰기,
유토와 나는 롯폰기 어느 작은 지하의 작은 클럽
로렐도쿄에서 만났다
유토는 한국여자를 처음 만나본다고 말했다
롯폰기의 이른 봄날은 제법 쌀쌀하고
벛꽃은 하나 둘 떨어졌다
ありふれたラブソングに
흔해 빠진 사랑 노래에
感動しちゃってバカじゃない?
감동하다니 바보 아니야?
귓가에 스다마사키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토와 우에노공원을 걸었다
오랜 도쿄의 냄새들과
멈춰버린 시대는 이곳에 나를 오게 했다
유토는 한국에서 어딜 좋아해?
압.구.정
유토는 수줍게 말했다
서로의 알몸과 마주했을때
바보가 되어버린걸까?
ばかになっちゃったんだな
바카니낫차다노카나?
그는 나의 알몸을 끌어안고 말했다
‘한국여자는 질투가 많대’
너도 그래?
로렐도쿄
음악소리는 커지고
그가 웃는다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