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알맞은 나이란 없다
결혼을 고민하고 있거나 결정했을 당신에게 해야 할 이야기인지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이유가 있을 텐데, 그 갖가지 이유들이 가진 무게를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나서는 것은 너무나도 섣부른 행동이 아닐까 주저하게 됩니다. 혹시나 하는 노파심이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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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상대방의 어떤 점을 보고 결혼을 결정할까요? 일반적으로 성격, 외모, 경제력 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가족과 친구들이 순위권에 들지도 모르지요. 물론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결혼생활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하나가 있다고 믿습니다. 바로 ‘나의 의지’입니다. 내가 원해서 결정했느냐는 겁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결혼관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어떤 것은 전보다 가볍게 여겨집니다. 반면 더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새롭게 부각되는 것들도 있지요. 사람의 수만큼 그 의견과 마음가짐도 다양할 겁니다. 좋은 의미로 이전에 비해 다채롭고 자유로운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의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결혼’ 자체에 대한 생각이 그래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글쎄요, 결혼은 정말 의무일까요?
가치관은 삶 전반에 걸쳐 형성됩니다. 당연히 결혼에 대한 생각도 그 안에 포함되지요. 물론 결혼이 일반적이기는 합니다. 그 증거야 차고 넘치지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쉽게 나옵니다. “만나는 사람은 없어?” “결혼은 언제 할 거야?” 심지어 “지금 시기 넘기면 힘들다.”고 의도를 알 수 없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누가 보면 나와 엄청 친한 사람인 줄 알겠어요. 내 결혼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이거나요.
경우에 따라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도 의외로 많습니다. 사람은 주변의 영향을 잘 받으니까요. 애초에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사람이 아니라면, 주변의 결혼 소식에 왠지 모를 초조함이 생기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불쾌한 마음을 품으면서도 나 역시 그들과 같아집니다. “결혼? 당연히 해야지.” 하고요. 조급합니다. 결혼을 해야겠거든요. 이제 곧 소위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넘기겠거든요.
빨리 결혼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배우자 상 같은 걸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나의 목적은 ‘결혼’이니까요. 사람을 만나도 깊게 알아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사람과 내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에 두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없거든요. 적어도 본인의 느낌은 그렇습니다. 마음이 여유로웠다면 거쳤을 수많은 과정들을 뛰어넘고 후다닥 결혼합니다. 생각보다 그런 결혼이 많습니다. 어쩌면 나의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그 일이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겁니다. 너무나 쉽게 나의 미래를 던지는 거예요. ‘결혼’을 향한 나의 돌진을 자신에 대한 진심과 열정으로 오해할지 모를 상대의 미래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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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부모님이 한시름 놓으실 테니 그 시점에는 효도라 불릴 수 있겠습니다. 더이상 다른 사람과 스스로의 닥달에 시달리지 않게 되어 다행이다 싶겠지요. 언젠가 자녀가 생길 수도 있으니 인류의 존속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딱 그만큼입니다. 행위 자체에 목적을 둔 결혼의 이점은 그것을 넘어서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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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놓치는 게 그렇게 두려운가요? 부모님이 손주를 안아 보시는 것이 모든 걸 던질 만큼 중요한 일이에요? 물론 누군가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큰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탈출구로 여길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 결혼은 한순간이지만 그다음부터는 오롯이 나의 몫이거든요. 사람들이, 심지어 부모님일지라도 그 이후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책임질 수도 없고요. 그렇게 진행한 결혼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요?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의무감에 하는 결혼이라면 절대 하지 마세요. 결혼은 잠깐의 계약이 아닙니다. 평생을 두고 하는 약속이에요.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혼 적령기, 노처녀, 노총각 따위의 말들은 생물학적 관점에 얽매일 게 아니라면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는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가.
그 사람을 보면 행복한가요? 그 사람과 있으면 뭐든 가능할 것 같아요? 두 눈과 머릿속이 온통 그 사람으로 가득 차 있나요? 아니면,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결혼상대인가요? 올해를 넘기면 안 되는 거예요?
조바심에 자신을 던지지 마세요. “해야 할 때”라는 말을 듣지 마세요. 조급하게 결정을 내리기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아무도 나 대신 살아 줄 수 없어요. 그러니 이번에는 나 자신만 생각하세요. 그 사람과 나의 미래를 보세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진짜라는 판단이 들 때 결정하세요. 모든 것이 긍정적인 채로 시작해도 생각지 못한 다양한 문제와 마주하게 되는 게 결혼생활입니다. 서로 한시도 못 떨어질 만큼 좋아서 결혼해도 싸우고 갈라서는 커플이 부지기수예요. 그러니 부디, 신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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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났을 때 고민하세요. 그것이 최소한의 요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