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묻습니다.
지나가는 나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우리를 향해.
무언가에 스쳐 생긴 상처는 약을 발라 덧댄대도
스스로 치유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질병처럼 몇 년 동안 지닌 상처이니 나아지지 않겠지만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랗던 하늘이 문뜩 생각이 납니다.
가끔은 몇 번이고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는 어린아이처럼
흘러가는 시계 속 초침에 기억을 떠나보내지 않았으면 하죠.
어쩌면 과거에 남겨둔 추억들이 하나둘씩
유유히 바닷가를 떠돌며 맴돌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짗궃던 가을바람이 만들어 낸 응어리를 그 누가 헤아려 줄 수 있나 했지만
우린 점점 시들어 가는 꽃잎처럼
때로는 문드러진 과일처럼 변해가고 있었네요.
그래도 날 바라보는 시선은 늘 한결같습니다.
'사랑'
이토록 입 밖을 맴돌지 못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여느 때.
이제라도 한다면 진심일까요.
그간의 기억이 휘날려 가지 않도록 여럿이 껴안으며
쓰라린 바다의 등대가 될 테니요.
그날의 장면을 한 점씩 모아 회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