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추억)
어린 시절의 나는 당신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신이 건넨 작은 손길과 내게 했던 따스한 모든 말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 새벽, 일찍 잠에 깨어 병원 또는 목욕탕에 다녀온
당신은 현관문을 똑똑 두 번 울리면
엄마께서는 할머니 이신 줄 알고 문을 열어드렸다.
학교 가기 전 아침은, 언제나 비몽사몽이었다.
밥을 먹는 것도 입, 아니면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매우 피곤했었다.
그런 상황에도 나의 외할머니는 고작 7살밖에 안 된
친동생에게도 몇 천 원씩 챙겨주시며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말씀하셨었다.
그런, 감사함도 모른 채 우리는 할머니에게 매번 짜증을 내고 귀찮은 태도와 어조로 답을 했었다.
아침, 점심, 저녁이면 한 번씩 울리는 전화도
이제는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일어났는 가?"
"밥은 먹었는 가?"
"뭐 하는 가?"
항상 먼저 생각해 주던 할머니인데
반대로 우리는 당신이 어떠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