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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by 한걸음

치매가 오면, 가족의 보살핌과 손길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화장실을 갈 때도 집중해서 보아야 하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요양 병원으로 모셔야 했다.

처음에는 할머니께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시고 화도 많이 내셨었다.


요양 병원에서는 치매 환자라고 난동을 피울 수도 있으니 침대에 몸을 묶어두기도 하고

화장실을 가는 것이 어려워, 기저귀를 차고 계시기도 했다.


나는 문뜩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젠 할머니의 건강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으려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되돌아보면 참으로 소중한 추억들이 너무나도 많다.

초등학교 5학년 ~ 중학교 1, 2학년까지는 할머니 집에서 자주 자기도 했지만

할머니께서 아프시기 전 하셨었던 말씀이 있었다.


"언제, 한번 자러 올랑가?"

"어, 알겠어."


그 말을 듣고 할머니 집에서 한번 더 자보는 것인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다.

이제는 헹거에 걸린 옷들은 주인 없이 햇빛에 색이 바래만 간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요양병원 면회는 예약만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오고난 후로는 노인의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제한이 되고 할머니의 얼굴을 '유리창'이라는 벽 하나를 두고서야 볼 수 있었다.


'치매'라는 특성상 인지력이 떨어지고 기억력 또한 감퇴가 된다.

다행인 건 할머니께서 우리 가족들을 잊지 않으시고 하루에 한번씩 전화로 안부를 물으신다.

항상, 목소리가 밝고 명량하시다.


그러한 점을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할머니와 함께 할 일이 있다면

꼭 잊지 않고 소중히 여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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