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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Mar 23. 2020

청첩장 돌리기

 세 가지 힘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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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첩장 제작도 완료하였고, 본격적으로 청첩장을 돌릴 시기가 왔다.

기혼자들에게 결혼 준비할 때 어떤 점이 힘들었었냐고 물어보면


"청첩장 돌리는 게 은근히 힘들어~ 사람들 만나서 밥 먹고 하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계속 돌리다 보니 힘 빠지더라."


라는 대답을 많이 듣곤 하였다.

나도 청첩장을 돌리기 전에는


'그냥 밥 먹고 청첩장 주고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뭐가 힘들다고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막상 청첩장 돌리기를 시작하니 왜 힘든지 깨닫게 되었다.

청첩장 돌리기는 결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 TOP3에는 들만한 것 같다.

그 이유로는


첫 번째, 다이어트와 청첩장 돌리기를 병행해야 했다.

청첩장 돌리기는 보통 결혼 1~2달 전부터 시작하는데 이때는 막판 다이어트에 돌입해야 되는 시기이다.

그런데 청첩장 돌리면서 밥을 사주면서 같이 먹어야 되고 또 나만 다이어트한다고 안 먹기는 친구가 불편해 보일까 봐 걱정이 되었다.

실제로 내 친구는 결혼 전 청첩장을 돌리면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자기는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예전에 실제로 다이어트하는 결혼식을 앞둔 친구가 청첩장을 나눠준다고 해서 같이 밥을 먹을 때 친구는 밥을 먹지 않고 나만 먹으니 너무 불편하게 먹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고 밥을 사주는데 샐러드 같은 다이어트식을 사주기도 어려우니 다이어트를 하고 청첩장 주면서 다시 찌고를 반복하게 되었다.

청첩장 주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밥을 먹고 나서는


'아. 또 운동하고 며칠 식단 조절한 게 물거품이 됐구나. 조금만 덜 먹을걸'


이라며 후회하면서 집에 가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두 번째로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아는 지인들을 한꺼번에 불러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청첩장을 돌리면 좋겠지만

소규모 그룹의 친구들이 많은 나로서는 청첩장 모임을 여러 번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같은 그룹의 친구들이라도 한꺼번에 시간 약속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나눠서 만나야 했다.

그래서 결혼 전 두 달 동안은 주말마다 청첩장 나눠주고 주말도 부족해서 퇴근하고 나서 저녁 약속을 잡아서 청첩장을 나눠주곤 했었다.

반면에 신랑은 친구들 모임 인원 수가 큰 편이고 신기하게 시간들이 맞아서 몇 번만에 청첩장 모임을 끝내서 많이 부러웠었다.

그리고 밥을 사주는 것도 어디서 밥을 먹을지 많이 신경이 쓰였다.

청첩장을 직접 건네줄 정도로 친한 지인들이면 결혼식에 직접 올 확률이 높고 비싼 축의금도 내야 된다.

그래서 식사 대접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새 외식값이 너무 올라서 웬만큼 분위기 있고 괜찮은 곳은 적어도 3-4만 원 정도의 가격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몇 번 청첩장 모임을 하니 식비만 200만 원 정도든 것 같았다.

안 그래도 결혼식 직전이라 스드메 잔금 등 돈들 일이 많은 상황에서 청첩장 모임에 드는 비용이 꽤 부담이 되었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어느 사람까지 직접 만나고 청첩장을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주변에서 아는 지인이나 친구가 결혼식을 할 때 직접 청첩장을 건네주지 않고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면


'나랑 그렇게 안 친한 사이였나?'


라고 생각하게 되고 조금 서운했던 적이 있다.

주변에서도


"걔. 달랑 모바일 청첩장만 보낸  있지?"


라거나


"청첩장도 못 받았는데 결혼식 안 가려고."


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평소에 결혼식을 한다는 것을 알릴 때 청첩장을 주고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최대한 서운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 청첩장을 직접 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모든 아는 지인들에게 직접 청첩장을 주기는 어려웠다.

특히 애매한 사이가 문제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괜히 부담스러워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컸었다.

실제로 나도 친하지 않은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청첩장을 받아서 가야 될지 말지 난감해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청첩장을 줄 사람들의 명단을 정하는 일이 특히 어려웠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준비하는 지인들과 친구들이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면 함께 아는 친구들이 겹치면 청첩장 모임을 같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면 시간과 비용이 반으로 줄어서 좋았었다.

특히 회사에서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는 직장동료가 있었는데 회사에서 청첩장을 돌릴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 회사는 회사의 특성상 사무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솔직히 나는

 

' 친한 직장동료들만 청첩장을 돌리면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결혼식 전에 전 사무실을 돌면서 인사하고 특히 대원장님께 청첩장을 꼭 드리는 게 전통이야."


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헉. 나 같은 말단 사원이 대원장님께 직접 청첩장을 드려야 된다고?'


라며 많이 당황했었었다.

여기서 대원장님은 일반 회사의 사장님 직급이시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혼자 청첩장을 드리면 다른 사무실에 모르는 사람도 많고 특히 대원장님께 찾아가서 청첩장을 드리기 매우 뻘쭘하고 불편할 것 같았다.  


그런데 다행히 직장동료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해서 함께 회사에서 청첩장을 돌릴 수 있었다.

청첩장을 회사에만 40개 정도 하루에 날을 잡아서 돌리게 되었는데, 사무실마다 돌면서 인사를 하니 3~4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특히  대원장님께 청첩장을 드릴 때가 가장 긴장되었다.


'뭐라고 인사드리면서 드려야 되지.?'


라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결혼식을 축하해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러고 나서 과장님들께도 청첩장을 드려야 된다고 하는데 자리에 안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몇 번 다시 들려서 청첩장을 전해 주었다.

그래도 회사 사람들이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오. 청첩장 예쁘네요. "


"결혼 축하해요. 그때가 좋은 거야~"


라고 하면서 많이들 축하해 주셔서 직접 뵈고 인사를 드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첩장 돌리기'는 분명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힘든 과정이지만 그래도 지인들에게


'우리의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라고 예의를 갖추어서 초대장을 돌리는 꼭 필요하고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도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많아서 '청첩장 돌리기' 덕분에 오래간만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즐거웠었다.



청첩장 돌리기, 막상 해보고 나니


1. 청첩장 돌리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요.

시간이 촉박하지 않도록 여유 있게 청첩장 돌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청첩장 모임에 필요한 예산은 넉넉하게 준비해 두는 것이 좋아요.


2. 청첩장도 친구나 직장동료와 함께 돌리면 좋아요.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는 친구나 직장동료가 있으면 청첩장을 함께 돌려서 부담을 줄이는 것을 추천해요.


3. 청첩장 돌리기는 힘들지만 즐거운 과정이에요.

시간과 비용, 스트레스도 받고 살도 찌지만 그래도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을 결혼식에 초대하고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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