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토피아 Mar 29. 2020

연애 12년 커플의 결혼식, 막상 해보니 별 것 아니네

웨딩홀 오프닝 파티 : 혼돈의 시작

'연애12년, 결혼식 막상 해보니 별 것 아니네' 가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결혼식에 대한 더욱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세요~  부크크사이트, 교보문고 등 주요 서점 사이트에서 구매가능합니다^^


"우리 웨딩홀은 잘 지어졌을까? 언제 완공되는 거지?"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할 무렵, 빌라드 지디 수서 측에서 오프닝 파티를 한다는 초대장을 보냈다.

그동안 빌라드 지디 측에서 꾸준히 웨딩홀 공사 상황을 보내줘서 웨딩홀이 어느 정도 지어지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혹시 우리 예식날까지 완공이 안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있긴 했었다.

그러던 중 다행히 오프닝 파티를 한다는 공지를 받고 다행이라며 안도하게 되었다.

어느덧, 오프닝 파티 날이 되었다.

오프닝 파티는 1층 라포레 홀을 예약한 커플은 점심시간에, 5층 르씨엘 홀을 예약한 커플은 저녁시간에 시작되었다.

우리는 5층 르씨엘 홀을 예약해서 저녁시간 오프닝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우리가 결혼식을 할 예식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득 안은 채로 오프닝 파티를 하는 웨딩홀로 향했다.

웨딩홀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적한 공원에 단독 건물로 되어있어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주차장이 이게 단가? 좀 좁을 것 같은데?"


라고 오빠가 물었고 나는


"에이. 설마 지하 주차장 같은 게 더 있겠지. 있다가 관계자에게 물어보자."


라고 대답했다.

주차공간이 매우 좁아 보였기 때문이다.

건물 외관은 깔끔해 보였지만 작아 보였다.

완공된 빌라드 지디 수서점 건물 외관

외관이 작아 보인 것과 같이 처음 웨딩홀 1층을 들어갔을 때 느낌은


'로비가 생각보다 좁네?'


였다.

1층에서 치즈 박스 포토 방명록 이벤트를 해서 오프닝 파티에 온 커플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스티커 사진으로 뽑아줬었다.

치즈 박스 포토 방명록은 내 결혼식 때도 설치하고 있어서 알아보고 있었는데 직접 해 볼 기회가 생겨서 좋았었다.

결혼식 때 하객으로 온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두고 방명록을 남기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5층으로 올라갔다.


'정말 조감도대로 예쁜 홀이 나왔을까?'


라는 생각에 두근두근 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도 모르게


"오. 예쁘다!"


라는 탄성이 나왔다.

5층의 르씨엘 홀은 정말 조감도와 유사하게 유리천장을 가진 예쁜 홀이었다.


"우와. 정말 조감도와 비슷하게 예쁜 것 같아."


그러나 그런 감상도 잠시,


'그런데 생각보다 작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감도 상에서는 굉장히 웅장해 보이는 공간이었지만 실제로 만들고 나니 의자가 180석 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작은 공간이었다.

빌라드 지디 수서 르씨엘 홀 조감도
오프닝 파티에서 르씨엘 홀  

오프닝 파티가 시작되고 모델들이 나와서 가상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가상의 결혼식을 하는 모델 커플 1쌍과 들러리로 함께 나온 모델들이 함께 버진로드로 행진하였다.

그리고 실제 결혼식처럼 모델 커플이 성혼 선언문을 읽고 가상 예식을 진행하였다.

축가도 전문 뮤지컬 가수가 와서 불러줬다.

르씨엘 홀 식은 너무 예쁘고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도 예뻐서 가상 결혼식을 보며


'나도 저렇게 예쁜 결혼식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프닝 파티에서 가상 결혼식 중인 모델 커플

그리고 가상 결혼식이 끝나고 점장님의 인사말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대권의 번호를 뽑아서 행운 추첨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커플은 당첨되지 않았다.

행운 추첨까지 끝나고 르씨엘 홀을 조금 더 자세히 둘러보기로 하였다.

신부대기실은 르씨엘 홀 위쪽에 계단으로 올라가면 보였고 유리로 되어있어서 대기실에서 홀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기실도 조감도와 비슷하게 예뻤다.

르씨엘 홀 신부대기실

그런데 오빠가


"이 홀은 로비가 어디 있는 거지?"


라고 물었다.


"어, 그러네? 생각해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바로 홀이었어. 설마... 로비가 없나?"


나의 대답에, 오빠는


"설마 로비가 없으면 축의금은 어디서 받지?"


라고 물었다.

둘러보니 홀 끝 4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 길목에 축의금 테이블 2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오빠. 여기서 축의금을 받는 건가 봐."


"진짜? 이렇게 좁은 데서 축의금을 받으면 복잡해서 정신없을 것 같은데? 가뜩이나 홀도 작은데."


"에이. 식장에서 대책이 있겠지. 이 것도 있다가 담당자에게 물어보자."


라고 대답하며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피로연장인 4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피로연장도 좁았다.

280석 정도 된다고 하였는데 우리는 홀을 둘러보다 조금 늦게 가서 그런지 자리가 없어서 한참을 둘러보다 앉을자리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푸드 스테이션도 너무 좁아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즉석요리의 경우는 한참 줄을 서서 음식을 퍼올 수 있었다.

음식은 대체적으로 맛있었지만 피로연장 분위기가 대체로 너무 정신없고 혼합해서 제대로 음식을 먹기 힘들 정도였다.

나는 오빠에게


"우리 결혼식도 하객이 500명 정도는 올 텐데 280석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오늘 오프닝 파티에 초대된 인원이 180명이라는데. 180명만 와도 이렇게 복잡한데 걱정이네."


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오빠는


"이 것도 꼭 담당자에게 물어보자. 280석으로는 너무 부족하고 복잡할 것 같아."


라고 대답하였다.

 

푸드 스테이션이 좁아 혼잡했던 피로연장

밥을 빠르게 먹고 담당자를 만나서 상담실로 찾아갔다.

상담실에는 우리 말고도 문의를 하러 온 커플이 여럿 있었다.

우리가 상담 실장에게 물어본 내용은


첫 번째로,  르씨엘 홀은 로비가 없는지 였다.

답변은


"로비가 없다."


였다.

하우스 웨딩 콘셉트의 홀이어서 로비가 없다고 대답을 했는데 우리는 그동안 로비가 없었던 웨딩홀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충격적이었다.

계속해서


"진짜 로비가 없어요? "


라고 물어봤었던 것 같다.  

조감도에서 로비가 보이지 않아도 당연히 로비는 기본적으로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조감도 대로만 완공이 된 것이었다.

정말 신개념의 식장이었다.


두 번째로, 축의금 테이블 위치가 4층으로 내려가는 쪽의 구석진 자리가 맞는지 였다.

대답은 역시


"그곳이 축의금 테이블 위치가 맞아요."


였다.

우리는 그렇게 좁은 곳에서 축의금 테이블을 놓으면 많은 하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축의금을 낼 때 줄을 서는 경우도 있는데 너무 혼잡해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

식장 측에서는 그런 경우에는 4층 피로연장 앞에서 축의금 테이블을 놓게 해 준다는데 밥을 먹는 식당 앞에서 축의금을 받는 것도 이상해 보일 것 같긴 하였다.


세 번째로는 피로연장은 280석이 최대인지를 물어보았다.

우리는 처음에 르씨엘 홀은 최대 5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들었고 그래서 당연히 5층 르씨엘 홀과 4층 피로연장에서 동시에 식사가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러나 담당자는 5층에서는 식사를 못하고 4층에서만 280석을 돌려가며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식을 보지 않고 식사를 먼저 하는 사람들이 있고 식을 보고 내려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280석으로 500명까지 순환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180명이 몰려도 이렇게 혼잡한데 500명 중 절반만 몰려도 매우 복잡해질 것 같았다.


네 번째로 주차공간이 추가로 없는지를 물어봤는데, 역시 주차공간도 우리가 본 공간이 다였다.


식장에서는 아직 오프닝 단계이고 식이 시작이 안돼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 불편이 없게 식을 진행해 주겠다고 약속였지만 생각보다 협소한 공간에 두 달도 남지 않은 결혼식이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담당자와 상담을 하고 해결된 것이 없이 실망만 잔뜩 하고 오빠와 나는 식장을 나오게 되었다.


"오빠. 조감도만 보고 예식장을 예약한 건 너무 큰 도박이었나 봐."


"그러게. 로비나 주차공간 같은 건 조감도에 나와있지 않아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어. 아무래도 직접 둘러보는 것이 아니니깐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


"이미 청첩장도 다 인쇄했고 돌리기 시작했는데 예식장을 취소할 수도 없고 우리, 어떡하지?"


설렘과 기대를 갖고 간 예식장의 오프닝 파티는 그렇게 실망과 걱정만 잔뜩 안겨주고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과 불안감에 휩싸인 예비 신랑 신부는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빌라드 지디 수서점 오프닝 파티 이후로, 웨딩 카페에서는 빌라드 지디 수서점에 대한 문의글과 불만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왔다.

심지어 본식이 3주밖에 안 남았는데 예식장을 취소했다는 글도 보게 되었다.


'나도 예식장을 취소하고 지금이라도 다른 곳을 알아봐야 되나?'


'그렇지만 빌라드 지디 수서점처럼 예쁜 홀은 없는데. 청첩장도 많이 돌렸는데.'


라는 고민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게 되었다.

어느 날 꿈을 꿨는데 꿈에서 본식날 당일이 되었다.


신랑이 먼저 입장하고 신부인 내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로 들어서서 행진을 하려고 하는데, 신랑을 보니 신랑이 바지를 입고 있지 않고 팬티바람으로 서 있었다.

그것도 새빨간 빨간색 팬티를 입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제는 결혼식을 망치는 악몽까지 꾼 것이다.

그 뒤로도 여러 번의 결혼식을 망치는 악몽을 꾸면서 걱정과 불안에 시달렸었다.


'과거로 돌아가 조감도만 보고 예식장을 예약했던 과거의 나와 오빠를 뜯어말리고 싶다.'


라는 생각과 함께 큰 후회를 하였다.

르씨엘 홀은 200~300명의 하객까지는 수용이 가능하지만 500명 정도의 하객이 예상되는 우리 커플의 결혼식에는 확실히 좁아 보였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조감도만 보고 계약한 웨딩홀, 막상 완공하고 나니


1. 조감도만 보고 웨딩홀을 계약하면 주차, 로비, 공간의 크기 등을 직접 경험하지 못해서 놓치는 부분이 많을 수 있어요.


2. 조감도를 보고 계약했을 때와 완공 후 예식장 관계자의 말이 달라질 수 있어서 주의해야 되고 계약서에 꼼꼼하게 명시하여야 돼요. 저희 예식장도 계약할 때는 500명이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300명 정도 수용 가능한 크기로 완공이 되었어요.


3. 조감도만 보고 계약했을 경우, 다른 웨딩홀도 예비로 같이 계약을 걸어두는 것을 추천해요. 청첩장은 예식장 완공 후  오프닝 파티 후에 이 식장을  선택할지 최종 결정을 한 후 제작하는 것을 추천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청첩장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