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시선
초등학생밖에 안 된 아이가 미운 눈을 하고 어른들을 상대로 기싸움을 한다.
'뭘 봐! 사람 처음 보냐!'
그런 아이를 무시한 채로 본인의 욕구대로 계속 쳐다보는 어른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뒤늦게 깨닫고 갈 길을 가는 어른이 있다. 이 정도는 양반이다. 또는 그런 아이가 예의 없다며 혀를 차는 어른도 있다.
작은 새가 천적의 위협에 몸을 부풀려 경계를 하는 것처럼, 이 아이도 작은 새처럼 경고를 한다.
그만 쳐다보세요, 우리 오빠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아주 조금 나이가 들고 나서야 사람들에게 느꼈던 불쾌한 감정들이 우릴 쳐다보는 시선에 의한 것임을 알았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적대감을 가진채 사람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어린아이일 때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가끔은 나도 가던 길을 멈추고 '저 사람 혹시 뒤돌면서까지 쳐다보나?' 생각하며 그 사람의 뒤를 쳐다보았다.
그럼 10중에 1은 뒤돌면서까지 쳐다보려 몸을 돌렸고,
그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치면 멈칫하며 다시 시선이 앞을 향했다.
나름대로의 경고가 통했다고 생각한 나는 다시 오빠와 함께 앞을 향해 걸어갔다. 지금도 걸어가고 있고.
그래도 이 나이쯤 되니 그런 시선들을 조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노력할 뿐,
솔직히 가끔씩 뒤돌면서까지 쳐다보는 시선이 불쾌해질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나는 어른 되기 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에서 편견, 괴생명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 동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의 나는 갖가지의 피해의식이 섞여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오빠에게 건냈던 상대방의 적나라한 시선또한 진실이며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우리 오빠의 행동이 가끔 이목을 끄는 것에는 동의한다.
어릴 때는 길 가다가 창피함을 모르고 쉬가 마렵다며 바지를 내리기도 했다. 또는 조금 큰 소리로 "으여여여!"외치며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한다. 예측하지 못한 행동에 가족들도 당황할 때가 있다. 나름대로 적절한 대처를 하지만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건 막을 수 없다.
이러한 모습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고 해도 확실히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니 조금 모른 채하고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해결한다. 세상이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면 좋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구경하듯 모두가 흥미롭게 쳐다보고 지나간다. 일부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간간히 등장할 때도 있다. 이또한 당황스러울 때 있지만 호의이니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발 길을 멈추고 보는 사람도 있다. 아주 조금씩 세상이 달라진다고는 하지만 당사자가 느끼기에 이러한 시선에서 완벽히 벗어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하다.
물론 조금 달라지긴 했다. 이전에는 동행하는 어른과 아이가 멈춰서 같이 쳐다본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발 길 멈추려는 아이를 데리고 모른 채 지나가는 어른이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현재는 경계선을 긋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에는 어우러져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말한 오빠의 행동들은 일상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니 당신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다.
그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당신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궁금하니 쳐다볼 수 있다.
또 당신은 그 가족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니 불쌍한 마음도 들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이해하려 노력할 테니 당신들 또한 서로의 상황들을 이해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아직 발 길을 멈추고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우리도 가던 길 계속 평범하게 가고 싶은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