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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한이 Jan 01. 2021

1월 1일은 당신에게 어떤 날인가요?

내 생일, 새해, 그리고 …

1월 1일은 당신에게 어떤 날인가요? 

저는 행복한 날입니다. 

왜냐하면 새해이기도 하지만 제 생일이라서요.한 번 들으면 대부분 잊을 수 없는게 바로 제 생일날이죠.

저는 제 생일 날짜가 새해 첫날이라 좋아요.


그렇지만 몇 년 사이에 마냥 행복한 날이 아니게 되었어요. 오빠가 제 생일날 뇌전증으로 쓰러졌거든요.

그래서 이젠 1월 1일이 되면 오빠가 뇌전증으로 쓰러졌던 그 날의 기분이 함께 떠올라요.

항상 행복하고 새로웠던 기억에 씁쓸한 기억이 추가되었어요.


오빠의 뇌전증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전신 강직 간 대발작'은 의식을 잃으면서 몸이 나무토막처럼 '훅'하고 쓰러져요.

그래서 뇌전증으로 쓰러질 때, 주변에 딱딱한 물체가 있다면 부딪혀서 크게 다치곤 해요.


십 년 전부터 나타난 뇌전증의 증상이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어느 날엔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크게 다쳤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피아노가 있는데 피아노 모서리에 찍혀서 머리를 꿰맨 적도 있어요.

이따금 크게 다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오빠의 증상이 익숙해질 수가 없어요.


1월 1일, 저는 새해 소원을 십 년 넘게 같은 걸 빌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게 해 달라고요. 그리고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빌어요. 

특히 우리 오빠가 제발 뇌전증으로 아파하지 않고 쓰러지지 않게 해달라고 빌어요.


간절한 마음으로 2020년 12월 31일에도 달을 보면서 빌었는데, 1월 1일에도 빌어봅니다.


1월 1일은 당신에게 행복한 날인가요? 

행복하지만, 사실 저는 조금 씁쓸한 날이에요.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날이길 바랍니다.


추가로 뇌전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길,

비장애 형제자매들도 행복한 새해가 되길,

삶에 힘들어하는 장애가정이 있다면 올 한해는 행복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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