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감정들

감정이 어린 밤

by 한 율
구름, 사진: 한 율(코레아트)

형언할 수 없는 탁한 감정을 체로 걸러

선명해질 때까지 단어들을 골라낸 뒤

깨끗한 알갱이만 추려 낱말들


어젯밤 머리 위를 떠다니던 검은 부유물

응어리진 덩어리는 어느새 고운 모래알

부서지는 햇볕 사이로 반짝이는 듯


시간은 때로 상반된 감정을 서로 잇고

이어진 선 너머로 우리는 너무 많이 잊고

끊어진 것들 사이로 종종 아른거리던 무언가


뻗어나가는 줄기를 향해 잎을 건네고

지는 꽃잎에는 작은 바람이 깃들기를

지나칠 것들 사이로 건네는 무명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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