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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Jun 06. 2022

한강 유랑기

풍경에 걸린 생각들

한강 성산대교, 사진: 한 율

오랜만에 한강을 찾았다.

강바람에 스친 공기가 후덥지근하다.

한강을 둘러싼 계절은 이미 여름의 가운데로 나아가고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사람이 많아서 비교적 한산한 다른 한강시민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렸을 때에는 북적북적한 느낌을 좋아해 여의도 한강공원을 많이 찾았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그 풍경을 바라보곤 하였다.


한강 전경, 사진: 한 율

하지만 점차 점차 나이가 들면서 비교적 조용한 장소를 찾게 되었다.

한강시민공원에는 벤치에서 휴식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과 나처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여유로운 일상 속의 풍경을 구성하는데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지쳐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여서인지 휴식이라는 감정을 모처럼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강 윤슬, 사진: 한 율

한강을 찾으면 항상 한강의 물살을 말없이 몇 분 동안 쳐다보곤 한다.

일렁이는 강물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던져 본다.

어렸을 때 냇가나 계곡에서 친구들과 물수제비를 던지곤 하였던 기억이 나 생각들을 띄엄띄엄 던져 보았다.


같은 듯 다른 모양새로 끊임없이 일렁이는 물살들.

햇빛을 받은 강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거기에 맞춰 떠오르는 생각들을 물결에 따라 하염없이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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