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 시간을 건너 쓰는 편지

16화. 그때의 눈으로 이어온 사랑

by 하오빛

사랑이 몸에 배어

이제는 무뎌질 대로 무뎌진 노부부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분들의 사랑 연습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따뜻하다.

그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젊은 날 내 사랑의 서투름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주름진 거친 손을

꽉 잡은 채 놓지 않는 모습.

그 한 장면에 내 마음엔 따스한 정이 샘솟는다.


넓고 잔잔히 흐르는 호수처럼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 품은 듯한

그분들의 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내 마음속 모든 시름이 스르르 사라진다.


지난날, 멋쩍었던 나의 첫사랑.

사랑도 수많은 연습을 거쳐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사람에게 지쳐보기도 하고,

기쁨의 희열을 맛보기도 하며,

수없는 어려움을 겪은 끝에야

비로소 완전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거겠지.


연륜이 더해져

완숙한 사랑의 표정을 품게 된 지금,

나는 또다시 사랑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노부부의 사랑처럼,

아무 무리 없이.


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그때의 너야,


어릴 적 우리는

사랑이란 걸 너무 쉽게 꿈꾸었지.

조금의 서툼도 미숙함도

다 사랑인 줄 알았던 시절.


하지만 진짜 사랑은,

서로를 지치게도 하고

서로에게 다시 손을 내밀게도 하며

수많은 시간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거였구나.


노부부가 주고받는 그 따뜻한 눈빛,

놓지 않는 손길.

그 모든 게

너에게 가르쳐주고 있구나.


사랑은 완벽해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다시 일어나는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서

비로소 완전해지는 거야.


너의 서툴렀던 사랑도,

아파했던 기억도,

모두 다 괜찮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너가 바라보던 모든 시간들을 품고

서툴지만 사랑을,

서른 해가 넘도록 이어오고 있어.


그때의 너가 바라보던

그 노부부처럼.


고맙고, 사랑스럽고,

참 따뜻한 너에게.


하오빛 라디오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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