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
푸른 하늘 아래
유난히 높게 떠 있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던 날이었다.
그 구름이 내 마음을 대신 말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시절,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마음은 늘 허공에 널따랗게 파인 웅덩이 같았고,
그 속엔 누구도 몰랐던
맑고 깊은 슬픔이 고여 있었다.
수많은 아름다운 말로도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다면,
나는 무언의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눈빛, 입술의 떨림, 어깨의 처짐 같은 것들로.
그리고 언젠가,
내 주검의 영혼이
내 표정을 대신 말해줄 수 있다면,
그건 참 진실한 나의 언어일 것 같았다.
그 시절의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널따란 대지의 품에 안기리.
모난 돌이 되어 세상을 다니리.
윤기 있는 매끈한 돌이 될 때까지.”
그리고 마지막,
조용히 되뇌었던 다짐이 있었다.
“만일, 이런 나의 진실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멋진 남자가 되리.”
그때의 나야,
너는 참 조용한 방식으로
세상에 이야기를 건넸구나.
구름을 보며 말하고,
침묵 속에 진심을 감추고,
마음의 깊이를 표정에 담았던 너.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어.
그 모든 말하지 않은 말들이
얼마나 진실했고,
얼마나 용기 있는 선택이었는지를.
그리고 지금의 나는
아직도 세상을 돌아다니며
모난 마음을 조금씩 다듬어가고 있어.
윤기 나는 돌이 되기 위해
천천히, 꾸준히 걷는 중이야.
그때의 너는
내 안에서 지금도 빛나고 있어.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말자.
넌 이미
누군가를 위한 ‘멋진 남자’가 되어가고 있단다.
그때의 나는 모르는 명숙이의 멋진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