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우당탕탕 강릉여행

(4) 그 마지막

by 하온


중학교 1학년 첫 수련회 폐회식 때 담임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여행은 다시 돌아가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그 문장이 2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도 내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 어렸을 땐 그저 그 말이 멋있게 느껴졌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 다시 돌아와야 할 자리가 있다는 건 어떤 의미로 안정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런 곳이라면 나 역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즐기지 않았을까.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내 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을 때 그 모래사장에 앉아 수십 번을 빌었다. 이대로 영원히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는 게 끔찍하게도 싫었다.


하지만 도망간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해결하지 못한 감정들과 사건들은 결국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피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처절하게 살아내면서 내가 여전히 살아있게 된다면 매년 여름 이곳에 오자고 약속하면서 말이다. 매일 죽음을 생각하던 나에게 강원도의 바다는 매년 여름을 약속하게 했다. 그날의 그 선명했던 장면들로 살아가게끔.


25살의 나에게는 그 여름 바다가 짙게 남아있다.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난 그곳에서 철저하게 외로워도 보고 이 순간이 영원이 되길 바라는 찬란한 순간도 보았다. 드라마틱한 어떠함은 없었다. 내가 강릉바다에서 돌아와 삶의 의욕이 생기고 회복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난 여전히 죽지 못해 살아가는 하루 속에 허덕이고 있다. 괜찮아지길 바란다는,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타인들의 소망 속에서 그들의 안부와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우울이 나에게 여전히 존재하지만 여름만 되면 그 바다가 그리워진다. 그렇게 매년 똑같은 바다에 앉아 생각한다. 아니, 주문을 외운다. ‘살아내서 내년에 또 오는 거다’ 나를 위해서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지켜져야 하는 약속을 하면서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운다.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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