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관 속에 구슬이 굴러간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래로 쳐진 오른쪽의 구석을 향해
그 끝에 오른쪽의 마음이 있다
기울어진 관은 다시 돌아올 기미가 없다
부서진 시소게임 무너진 저울의 코
되돌릴 수 없이 가속하는 구슬
구슬은 얼굴이 없다
왼쪽의 표정이 비칠 뿐이다
하릴없이 오른쪽으로 흐르는 사랑
멈출 수 없는 호흡처럼
중력가속을 거스를 수 없다
공기처럼 가득 메운 사랑
왼쪽에게서 태어나
오른쪽에게로 가는 외사랑
일방통행이지만 거스를 순 있잖아
외로운 외침도 구석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