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일주 여자의 사주팔자 이야기
얼마 전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사주 본 이야기를 했다.
나는 사주를 맹신하는건 아니지만 연초에 재미로 한 번씩 보는 편이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올해는 사주를 보지 않은채로 벌써 반년이 지났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가 말해준 카톡에 들어가 요청정보를 입력하고 입금을 했더니
다음 날 메일로 사주해설이 왔다.
내용을 보면 대략 이렇다.
갑신(甲申)일에 태어난 갑신일주의 최대 특징은 바로 까칠한 성격과 강한 자기 주관입니다. 명예욕이 강한 분들로써 용의 꼬리를 할바에는 뱀의 머리를 하겠다. 라는 말과 아주 잘 맞는 분들이라 하겠습니다.
타인을 이끄는 리더쉽이 좋은 분들이 많으나 반대로 쓸데없는 자존심을 너무 부려 이로 인해 타인과 갈등을 겪는 경우도 더러 있죠. 체면치레와 강한 자존심 탓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걸 싫어하나 반대로 내실이 텅 빈 분들이 많습니다. 갑신일주의 일지 신금(申金)은 인목(寅木)만 큼이나 역마 기운이 강하기에 활동적이며 이런 일도 해보고 저런 일도 해보고 참 많은 일들을 겪어 본 분들이 다수 존재하나 그만큼 안정성은 떨어지는 취약성 또한 존재합니다. 오래 한곳 에 발을 붙이고 꾸준하게 하는 안정성이 타 일주에 비해 떨어진다는 뜻이죠.
성격성향은 대체로 히스테릭하며 질투도 강한 편에 속하고 까다롭다고 까지 느껴질 수 있습니다. 봉건적이며 고지식하며 진보/진취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생글생글 잘 웃기보다는 겉으로 크게 내색하지 않는 무뚝뚝한 분들이 갑신일주에 많이 존재합니다.
두뇌는 대체로 영민하며 암기력 및 기억력도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추가로 허세/허영기질이 어느정도 내면에 깔려 있기에 타인에게 과시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본인도 그 직업에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남들이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직업이 갑신일주의 천직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다른 일주에 비해 유연성이 다소 부족하고 애교도 적은 편에 속하며 반대로 과시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겉과 속이 다르기에 이는 가식적인 마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고 이로 인해 남에 대한 양보심이 결여된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타인을 무시하는 기질이 강하므로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서 순탄한 삶을 영위하기가 다소 어려운 편입니다. 이런 부정적 성격성향은 갑신일주 그들 내면에 강한 권력욕구와 명예욕이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갑신일주에 대한 설명 끝.
개중엔 맞는 말도 있었지만 맞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돈주고 욕을 한바가지 먹은 기분이어서 메세지를 드렸다.
"혹시.. 장점은 없나요?"
그랬더니 흥미위주로 넘기라고 한다.
아니, 욕을 한바가지로 해놓고 흥미로 넘기라니?
이 분의 사주는 뭘까..?
그나저나 장점이 진짜 없는거야...?
굉장한 의구심을 품으며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전체적으로 대운을 쭉 펼쳐놓고 살펴보았을 때 모난 대운이 없습니다. 매우 밑그림이 잘 그려져 있는 사주입니다. 어느 한 구간부터 운이 확 좋았다가 나빠지는 것이 아닌, 전천후의 두루두루 좋은 훌륭한 짜임새입니다.
현재 의뢰자분이 지나고 있는 34대운(34~43세)으로 정재의 운이 들어와 재물운이 강해졌습니다. 정재란 바른 재물을 뜻하며, 정당한 노동에 대한 댓가의 상승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해 연봉협상, 임금상승 등의 승진운이 정재에 포함되며 재물이 차곡차곡 모이게 되는 운입니다. 돈 새어나가는 일이 적어진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기본적으로 매우 좋은 운으로 가까이에서 좋은 소식이 들어올 수 있고 재물의 안정됨은 곧 심신의 편안함을 의미하기도 하여 여러모로 아주 순탄하게 지낼 수 있는 좋은 운입니다.
44대운 丙子대운으로는 정인의 운이 들어옵니다. 정인(正印)의 운이 대운으로 들어오게 되면 직장 및 주거지의 이동수가 있을 수 있으며, 인간관계의 발전으로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늘어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도장 인(印)자를 쓰는 운으로 모든 서류 및 문서를 관장하니, 크고 작은 각종 계약을 통한 재물의 획득, 부동산 투자를 통한 이득, 주식 투자를 통한 이득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운입니다.
병주고 약주듯이 대운은 괜찮은 편이었다.
앞으로 20년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네
인성(印星)을 용신으로 취하게 될 경우 어울리는 직업군은 모든 분야의 서비스업, 공무원, 의료계 종사자, 교육계 종사자로 귀결됩니다. 인성(印星)을 용신이나 희신으로 취하는 분들은 이타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기에 본인으로 인해 타인이 행복하거나, 자신으로 인해 타인이 도움을 받는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행복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희신은 관(官)으로 관성이 희신으로 오면 사람은 명예에 집착합니다. 명예와 인지도에 환장을 하게 되고 이것은 돈으로는 충족이 안 되는 다른 문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명예욕이 충족되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다수의 사람들 앞에 나서 영향력을 행사 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고 보겠습니다.
결국 용/희신을 조합해보면 서비스, 의료, 교육 쪽의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가 그 뒤에 희신 관(官)의 명예욕을 충족 시키기 위해서, 그쪽 분야의 다수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으로 방향을 트는것이 천직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관(官)희신이신 분들은 예의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주위 어른들에게 평판이 좋은 편이고 인(印)용신 분들은 나중에 번 돈으로 기부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성격성향 조합으로는 관(官)희신 인(印)용신을 따라갈 조합이 거의 없는 좋은 조합입니다.
요즘 일, 천직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특히 이 부분은 주의깊게 읽었다.
그리고 궁금해서 하나 더 질문.
"그게 언제인가요?"
예전에 봤던 사주에서도 회사를 더 다니다가 사업을 했어야 한다는 말을 두 번 들었었는데,
저 말인가 싶었다.
요약하면
성질은 고약하고
일은 좀 하는데
내가 하는 일로 남을 도와줘야 기쁘고
그걸로 영향력까지 행사해야 궁극적으로 행복하다는거.
한 10년은 그렇게 노동해서 돈 벌고
그 뒤 10년은 계약, 투자 등으로 돈 벌 수 있다는 거.
하나씩 읽을 땐 긴가민가했는데
요약하고보니 내가 최근에 생각한 방향이랑 유사한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돈, 명예, 권력 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뽑으라고 하면 나는 돈이었는데..
하는 일에서 자꾸 보람을 찾고 싶어하니,
그게 내 운명에 탑제된 '명예욕'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까 차라리 그간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자아성찰을 통해 엄청 고민해서 도출한 결과가 사주에 나와있다니..
혹시 정말로 우리가 태어날 때 신이 정해놓은 알고리즘에 따라 큰 운명이 정해져있고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건 그 사이에 작은 것들 뿐인걸까?
생각해보면 운칠기삼의 뜻도 일이 잘 될지 말지는 30%가 노력, 70%가 운에 좌우된다는 건데,
혹시 그게 사주의 대운과 관련이 있는걸까?
내가 계속 100으로 노력한다고 쳐도
운에 따라서 어떨 때는 100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어떨 때는 0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거라면,
대운이 들어왔다는 20년간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걸까?
믿거나 말거나겠지만
나 좋을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첫번째 단계는 당신이 어떤 일을 해야할지 스스로 알고 있으며, 단지 두려움이나 자기 회의로 인해 모른다고 생각할 뿐임을 깨닫는 겁니다. 만일 당신이 현재 상황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이나 자기회의가 없는데도 여전히 무엇을 해야할지 알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는 당신의 내면에 깃든 무한한 지혜가 필요한 대답을 들려줄 것을 믿는 것입니다.
(생략) 당신이 찾는 답은 항상 그곳에 있었으며, 당신이 그 사실을 믿는 한 앞으로도 늘 그곳에 있을 겁니다.
-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