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에 내가 있는 순간
둘째는 사랑이라고 했던가. 둘째를 낳아봐야 알 수 있는 그 말. 진짜 둘째는 그야말로 사랑이다.
그렇다고 첫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첫째를 사랑했던 그 감정은 정말 엄청났다. 세상에 이렇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에 늘 벅차고 신기했다. 날 성장시켜 주고 열심히 살게 하는 작은 인간.
둘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귀엽다. 무서운 게 없고 그냥 다시 이 작은 아이를 안아 볼 수 있음에 마냥 예쁘다.
안타깝게도 첫째는 그걸 다 느낀다. 내 사랑을 나눠줘야 하고, 그래서 뺏긴 것 같은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칭찬받고 싶어 한다. 사실 그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요리 하나를 하더라도 요리를 먹는 상대에게 "맛이 어때?"라고 늘 물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행동 하나를 하더라도 행동 뒤 부모를 쳐다본다. 칭찬을 기대하는 눈빛을 하면서 말이다.
이제 막 말문이 트여가는 둘째를 보면 너무 예쁘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라는 걸 이제는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진짜 미치도록 예쁘다.
그리고 내가 둘째를 보는 그 시선에 첫째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첫째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을 내가 보는 순간에는 사랑하는 눈빛을 빼앗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무너진다. 그게 아닌데..
문득 첫째가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날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줄어들겠지 싶다.
모든 순간은 돌아오지 않고, 내가 둘째를 바라보고 있는 이 시간에 첫째도 크고 있다. 첫째의 시선이 나에게 닿고 있는 이 순간도 결코 무한정 시간은 아니라는 것.
내가 첫째에게 시선을 많이 쏟으면, 이 아이도 오래도록 나를 바라봐줄까?
누구보다도 웃는 게 예쁜 이 아이가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기 시작하는 순간이 올까 봐 무섭다. 오늘도 많이 바라봐줄게. 엄마가 잘 볼게. 엄마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