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비양봉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약 15분 정도 운항하면 비양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첫배가 9시에 출항하며, 나오는 배는 오후 4시까지 있다. 요금은 왕복 약 2만 원 정도이다. 섬 전체를 한 바퀴를 돌아보고, 비양봉까지 올라가 구경하더라도 족히 2시간이면 충분하다.
비양도는 면적이 약 0.5km이며, 섬 전체를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도록 둘레길을 넓게 조성해 두었다. 섬에서 임대해 주는 자전거를 타도 되고, 걸어서 산책해도 좋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제주도 전통가옥 뒤쪽에 염습지인 필랑못이 있다. 섬 규모에 비해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못 주변과 가장자리를 둘러볼 수 있도록 나무데크와 벤치를 설치해 두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팔랑못, 비양봉 및 한라산 뷰가 멋있다.
연못가에 조용히 앉아 가지고 간 커피 한 잔에 과일을 먹으며 여유를 즐겨본다. 호숫가에 비치는 팔각정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둘레길에서 만나는 코끼리 바위, 애기업은 돌, 한경면 신창리 방면으로 보이는 풍력발전기 등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바닷에서 분출한 용암이 기암을 만들어 놓았다. 수만 년의 풍화작용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그 오랜 기간 거센 파도와 거친 바람을 만났을 것인데도 여전히 바다 위에 자리 잡고 있다는 데 경이로움 마저 들게 한다.
제주도는 바람이 거세다. 특히 제주도 서남쪽은 거친 바람이 많이 분다. 이런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 오름 주변이나 바다에 많은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였다. 이곳 비양도에서도 큰 날개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풍력발전기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비양봉을 올라가는 산책로는 나무계단, 풀밭, 흙길이 번갈아 가면서 이어진다. 일부 구간은 급경사이다. 비양봉을 오르는 길에 만나게 되는 조릿대 동굴은 유명한 포토존이다. 이곳에서 동굴에서 바다 방면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 어두운 조릿대동굴과 새파란 바다 및 하늘이 미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치 절벽에 조그맣게 뚫린 동굴에 서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 머물러 사진을 찍느라 병목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릿대 동굴은 약 20~30m 정도 이어진다. 돌굴을 지나면 비양봉 정상에 설치된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급경사 구간이다. 지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나무의자가 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10m 정도 오르면 드디어 정상이다.
푸른 제주바다가 펼쳐진다. 두 팔을 벌려 크게 숨을 들이쉰다. 폐 속까지 상쾌하다. 사람들이 속속 정상에 도착한다.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사진을 맘껏 촬영했나 보다. 사방을 둘러본다. 모두 멋진 풍경이다. 금악오름 등 제주 서부 중산간지역 오름들, 한라산, 판포포구, 한림항 등 풍경 하나하나를 놓치기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