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우도봉
우도는 누워있는 소를 닮았다고 해서 소머리오름이라고도 부른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지로써 한해 약 200만이나 찾는 곳이란다.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배를 탈 수 있는데 어디서 출발하든 15분 정도 소요된다. 섬의 길이는 3.8km, 둘레는 17km나 된다. 쉬지 않고 걸으면 3~4시간 소요되는 거리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자전거, 미니 전기차를 타고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돌아본다.
천진항에서 우도봉길을 따라 올라가면 우도봉 입구가 나온다. 야트막한 경사를 가진 드넓은 벌판이 펼쳐진다. 말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철인데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하얗게 눈 덮인 들판에서 쭈빗쭈빗 새어 나온 풀잎을 찾아다닌다. 사람이 옆으로 다가가도 놀라거나 피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다칠까 봐 산책로를 벗어나 빙 둘러 가기도 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넓은 들판이 푸릇푸릇한 초지로 변한다. 이곳저곳 풀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된다. 목장 안 모든 곳이 초지이므로 말들이 한 곳에 머물러 풀을 뜯는다. 겨울에는 초췌해 보였던 말들이 5월에는 생기가 돈다. 평화롭다.
우도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목장 안 오솔길과 해안가에 조성된 산책로가 있다. 해안길은 성산일출봉과 성산항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산책로에는 의자가 몇 개 놓여잇다. 이곳에 앉아 주변풍경을 조망하고 있노라면 바닷가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들도 보인다. 공모양의 하얀 테왁이 물 위에 둥둥 떠있고, 해녀들이 한참을 잠수했다가 물 위로 올라온다. 1월이라 날씨가 몹시 추운데도 물질하는 해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완만하게 경사진 길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우도 전체가 조망된다. 방금 전 올라온 목장이 있고, 옹기종기 집들이 모인 마을이 나타난다. 바다 건너에는 지미봉 등 종달리 마을의 오름들도 보이니다.
이곳 정상에는 군사보호시설과 철탑이 있다. 그래서 오름 건너편에 있는 검벌레 해변으로 가려면 되돌아 나와야 한다.
오름입구에서 만났던 말이 어느새 오름 하단까지 와있다. 두 번보니 정겹다. 말은 이내 풀이 많이 보이는 곳으로 찾아 나선다.
우도봉을 내려와 천진항으로 배를 타러 간다. 마을 입구에 우도다방이라는 이색적인 곳에서 잠시 멈춘다. 집보다 더 큰 볼링핀이 자리 잡고 있다. 왠지 제주 전통집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특이한 풍경이라 사진 한 컷으로 남겨본다.
우도는 짙푸른 바다와 연파랑 하늘 사이에 있을 때 그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난다. 길쭉하게 늘어선 섬이 올챙이를 닮은 듯하다. 우도봉이 커다란 머리이고, 마을로 이어지는 가늘고 긴 줄기가 꼬리 역할을 한다.
안개가 옅게 낀 날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우도풍경도 멋지다. 희미하게 형태만 드러나 보인다. 멋지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