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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Aug 28. 2023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다.

잔소리

그랬다.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는 잔소리.


사춘기 아이와 요즘 매일 싸우는 것 같다. 아니 일방적으로 내가 화를 내는 것일 수도 있다.

방학기간이라서 더 그런 걸까,

아니면 그저 하는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걸까? 둘 다인가?


아마 아이도 내가 하는 행동과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한 번은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엄마, 지금 이 상황이 엄마가 화를 내는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순간 띵.. 뭔가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어, 그래? 근데 엄마는 지금 화가 나!"라고 했었다.


생각해 보니 맞다. 딱히 잘못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내 생각대로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아서 화를 냈던 것 같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대로 말하고 행동했을 텐데, 엄마가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화를 내니 당황스러웠을 것 같기도 하다.


아이는 엄마의 소유물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내가 낳고 키우고 있다는 이유로 자꾸만 나의 기준을 가지고 나의 틀을 가지고

거기에 맞춰서 자라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은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래, 잔소리하지 말아야지.

혼자 하게 스스로 하도록 그냥 둬야지. 기다려야지 하면서도

막상 그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는 

내가 만일 게임 속에 있었다면 나의 캐릭터 옆에 분노게이지가 빨갛게 올라가고 있었을 것 같다.


어릴 적을 돌아보면

엄마는 일찍부터 일하셨기에 우리의 학업을 신경 쓰실 수가 없었다.

물론 동생들 챙기시느라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랬기에 나는 스스로 하는 편이었다.

나는 그때 스스로 했는데 왜 얘는 안 하지?라는 생각으로 자꾸 다그치게 되는 것 같다.

환경도 다르지만 무엇보다 성향도 다른데.

근데 또 화를 내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의 닮지 않았으면 하는 그 모습이

아이의 모습 속에 나와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꾸만 잔소리를 하게 되나 보다.



한 번에 확 그만두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테니까

이제 잔소리 횟수를 줄여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10번 했다면 한 8번쯤으로?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14일차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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