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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Dec 16. 2023

눈이 내리면

당신의 고백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오랜만에 겨울 같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겨울인데 날씨가 풀린 것이 마치 다시 봄이 오는 것 같은 날이 연속이었는데

날이 조금씩 추워지면서 눈이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주말을 시작으로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한다.


마침 주말이고, 눈도 오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모임을 가지고 신났는데.

눈까지 오니 아이들이 더욱 신나 했다.

눈이 오는데, 쌓이고 있는데 안 나가면 이상한 날!


"엄마, 사진 찍어줘!" 하면서 둘째가 바닥에 글씨를 적는다.

얼른 사진을 찍어본다.

엄마 아빠 오면 이따가 또 밖에 나가요. 주말에 사골을 끓이는 아빠는 오늘 늦을 것 같다고 했는데,

아이들의 전화에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다.




눈이 오면 남편과 결혼하기 전 장미꽃을 무던히 안겨주었던 그때가 떠오른다.

갑자기 생각을 해보자고 하면서 연락을 하지 않았던 그 1주일간의 시간은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딴 세상으로 떨어진 느낌이었다.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또 다른 세상 속.

그리고 첫눈이 내리던 날 그렇게 연락이 왔다.

"00 씨, 눈이 와요" 그리고 우린 다음날 만났다. 

교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만나 차를 타고 가더니 갑자기 차를 세운다.

뒷좌석에서 꽃을 꺼내 안겨준다.

쑥스러운지 뭐라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을 만나러 가야 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일하는 남편이 안쓰럽고,

건강이 염려가 되어 " 우리 남편 건강해야 하는데 "라고 하면

걱정 말라며 나보다는 더 오래 살 거라고 웃는 남편. 

아프지 말고 우리 둘 다 건강하게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때까지 함께 하면 좋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눈이 오니 더 감상적이 되는 오늘,

늦은 밤이지만 밖에 나가자는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으러 나간다.


다음엔 눈이오면 아이들 생각이 나겠지.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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