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처방이라면 나도 하겠다 싶은 이야기들을 많은 의료진과 건강관련 프로그램에서 복붙하듯 이야기한다. 내가 퇴원하던 날 나를 찾아온 임상영양사도 똑같이 얘기했었다. 다르게 해석하면 건강에는묘약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희망하고 진시황이 불로초를 백방으로 찾았던 것처럼 건강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에 지나칠만큼 관심이 뜨겁다.
건강관련 프로그램에 기적의 비법처럼 소개된 식재료와 건강 보조식품이 바로 옆채널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걸 보고 '와. 저 정도면 건강 정보 프로가 아니고 광고아냐'생각하며 너무한다 싶어도 잘 팔려 나가는 걸 보면 건강이라는 이름 앞에서 사람들은 이성이 잠시 멈춰서는 것 같다. 빈대로 난리인 요즘 아마 빈대가 건강 증진에 탁월하다고 기사 하나만 나오면 박멸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나이가 들면서, 또 병원에 자주 다니게 된 일이 생긴 이후로 나역시 예외는 아니었다.하루에 처방약과 영양제를 여덟알씩 먹고 있으니 뭐 다른사람들 이성을 논할 자격은 없어보인다.
스트레스 받지 말라니. 이토록 무책임한 처방이 있나 싶고 어떤 일을 마주하며 화가 날 때 '스트레스 받으면 절대 안돼! 건강에 해로워'라고 생각할수록 그 이야기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되어 보태지는걸 많이 경험했다.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렇게 평온하기만 하던가.
그럼 일단 그 분야는 제어가 쉽지 않은 영역이니 흘러가는대로 두기로 하고 두번째 처방인 '채소와 과일 많이 먹기' 이건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이기에 여기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매일 한끼는 샐러드로! 가능할까? 생각하다가 스트레스 안받기보다는 훨씬 가능성 있는 일이라 시작하게 되었다. 기름진 음식과 나트륨 가득한 국과 찌개에 길들여진 내가 샐러드로 한끼를 바꾸고 국물을 먹지 않기 위해 숟가락을 쓰지 않는다. 무엇을 시작하던 중요한건 지속 가능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와 만족이 있어야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제일 예쁜 그릇을 준비하고 좋아하는 커피도 함께해서 아침마다 브런치 카페에 온 것처럼 분위기를 내며 천천히 먹는다. 색감도 고려해서 샐러드를 준비하고 제철 과일도 빠뜨리지 않는다. 질리지 않기위해 토핑연구도 계속한다.딱히 연구랄 것도 없지만새로운 도전을 할 때도 있고 평범한 재료라도 최대한 예쁘고 그럴듯하게 영업하듯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