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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Dec 08. 2023

일의 의미, '업'을 찾아서


나이가 무르익어가도 여전히 답을 찾기 어려운 게 일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일을 하는 이유, 이 일을 하는 목적, 그래서 어떤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

불혹이 되어도 갈팡질팡하는 마음은 이십 대든 삼십 대든 사십 대든 비슷한가 봅니다. 

취업만이 살길이었던 이십 대 때도,

사회생활에 적응하여 관성으로 출퇴근을 하던 삼십 대 때도,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일원으로서 무거운 어깨로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사십 대 초반인 지금도,

아주 근원적인 질문인 일의 의미에 대해서 아. 직. 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가 못나서 혹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 번씩 나는 무얼 원하나,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무엇인가, 내가 진정 바라는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라는 뒤늦은 '장래희망'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주기적으로 이런 고민이 찾아오는 때가 있는데, 

오랜만에 들어온 네이버 블로그의 이전 글이 알려주네요. 

1년 전, 저는 지금과 같은 고민을 또 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에 신물이 올라온다는 표현도 하죠. 슬럼프도 겪고, 번아웃도 몇 차례 지나가고,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으로 정말 위에서 신물이 올라와서 위염으로 고생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임원을 모. 시. 고.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날, 극심한 스트레스로 새벽에 위경련이 심하게 와서 데굴데굴 굴렀던 적도 있습니다. 급히 응급실에 가서 주사 맞고 약 처방받아서 부랴부랴 공항으로 달려갔던 그때.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미련하게 굴었나 싶습니다. 

(야근과 회식이 몰려와도 그 속에서 자기 몸 관리하는 것도 능력이던 나쁜 직장 상사들..ㅋ 요즘에도 이렇게 말하는 직장 상사는 없겠죠.)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고 나서 퇴사를 고민하고 이직을 알아보던 때에, 그래도 저보다 더 오래 사회생활을 경험한 직장 멘토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직장을 찾지 말고, 직업을 찾아.



지금 이곳이 견디기 힘들고 지쳐서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대한민국 안에서 기업 문화는 비슷하며,

더군다나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도 이렇게 힘들어서 지치는데 다른 곳도 다르지는 않을 거라는 거죠. 

회사를 옮겨도 이름만 바뀐 회사에서도 비슷한 조직문화 일하는 문화를 경험하게 될 거고, 

그러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일을 하는 곳을 찾아다니지 말고,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을 찾으라는 멘토의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입사할 때의 다짐과 포부는 조직 안에서 나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성장을 하고 싶었고, 

그 속에서 일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올드 한 마인드였네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초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생계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돈벌이의 목적으로 전락하고 마는 게 직장 생활의 본모습이었던 거죠.


하지만 저도 다 알면서, 회사란 그런 곳이라는 걸 다 알면서 짐짓 모른 척, 순진한 척해왔던 것 같습니다. 

회사 네임 밸류를 따지고 더 높은 연봉과 더 나은 복지를 원하며 회사를 고르고 이직을 하고,

그런  직'장'이라는 판에서만 머물렀으니

진정으로 제가 갈구하는 일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쯤 이 고민을 멈출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정답이 아니더라도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어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데.. 아찔합니다. 



<이미지 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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