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실감

여행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by try everything

시댁 식구와의 나트랑 여행 일지라도 내가 욕심부리고 싶었던 것은 수영, 테니스다. 베트남이니 날씨가 따뜻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금 날씨는 과장 조금 더해서 한국에서 태풍 오기 전 딱 그 느낌이다.


하고 더운 느낌은 간간히 있지만 워낙 바람이 세서 긴팔 외투를 걸치고, 예쁜 수영장 앞에서 눈으로 수영 중이다. 첫날에는 동남아는 이러다가도 스콜성 비 한번 내리면 엄청 더울 거라며 경험담을 읊어대지만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다들 관광하기에는 선선하니 딱 좋다고 하지만 다들 땀나도록 더운 한여름 날씨를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안다.


시어머니의 "일본 온천이 좋다는데 가보고 싶긴 하더라."로 시작한 눈덩이가 홋카이도를 거쳐 굴러 굴러 나트랑으로 완성된 데에는 날씨 영향이 컸는데 지금은 대략 난감이다.


이번 여행에 영향력 0이었던 며느리지만 연신 날씨를 검색하고는 할 말이 없어진다. 가족끼리의 여행은 날씨가 엉망이더라도 그냥 늘어지게 있다가 마사지받고 맛난 음식이나 먹으면 될 일이지만 이것은 무려 시댁식구와의 여행이다. 괜히 눈치를 보게 된다. 시댁 식구의 기분과 수영을 잔뜩 기대한 아이들의 표정을 살핀다.


아, 어렵다.


여기까지 와서 그대로 있을 순 없어 조식 먹고 수영에 도전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물로 들어갔지만 나는 꽤나 어렵다. 결국 20분의 망설임 끝에 몸을 담그니 생각보다 괜찮다. 바람이 불긴 하지만 20도가 넘 날씨라 그런가 보다. 다만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다시 입수는 어려울 것 같아 1시간 꼬박 물놀이를 한다. 3개나 있다는 수영장 중 고작 1개밖에 못 즐겼지만 오늘은 이만하면 됐다. 캐리어 속에는 나의 염원을 담은 스노클링 세트도 있지만 꺼내보지 못할 것 같다.



수영만큼 아쉬운 건 테니스다. 생각지도 않다가 숙소 예약을 하다 보니 테니스장이 있는 곳이 꽤 되었다. 그때부터 해외 테니스를 기대했는데 이미 한국에서 불발되었다. 한 블로그에서 우리가 예약한 곳에 테니스장이 있다고 했는데 알아볼수록 테니스의 '테'도 안 보인다. 구글로 리조트 공식홈페이지까지 찾아가 보지만 table tennis는 보여도 tennis는 없다. 베트남 코트에 발도장 남기고 싶었는데 날씨보다 더 우울해진다. 혹시나 싶어 직원에게 안 되는 영어로 물어보지만 예상한 답만 되돌아온다. 대신 다음에 나트랑에 오면 가고 싶은 숙소 리스트를 만들어본다. 미아 리조트, 빈펄 리조트.


여행에서 지식을 얻어 돌아오고 싶다면 떠날 때 지식을 몸에 지니고 가야 한다.
ㅡ사무엘 존슨

이래서 내가 이랬구나. 지식이 없었음을 뒤늦게 후회하며 다음을 위해 소소한 여행 지식을 추가해 본다.


1. 베트남의 1월은 건기 시작이지만 해가 없다면 수영하기엔 꽤 쌀쌀하다.

2. 빈펄 리조트에는 멋진 뷰의 테니스이 있다.

3. 해외여행에는 꽤나 공부가 필요하다.


이번 여행으로 나트랑 매거진 하나 만들고 싶었던 작은 소망도 빠이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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